전태일 시대보다 어려운 노동자 | |||||
작성자 | 성** | 작성일 | 2011-10-05 | 조회수 | 4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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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노동계의 대모 이소선 여사가 돌아가셨다. 그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니였다. 전태일 열사는 경제개발이라는 명목아래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던 시절 노동자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열약한 노동환경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에 분개하고 그의 나이 22세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거행했다. 그 때, 자신도 그 불에 들어가 생을 마감했다. 화상으로 죽음의 길에 들어섰을 당시 전태일 열사는 어머니 이소선 여사에게 “조그마한 구멍을 뚫었으니 어머니가 그 구멍을 넓혀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아들을 잃은 이소선 여사는 그 때부터 아들의 삶을 대신 살았다. 청계천 노조를 결성하고 노동야학을 운영했으며, 수많은 노동현장을 찾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청계천노조설립과 민청학련 인한 재판현장에서 그는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가르치는 게 죄냐”며 당당하게 말했다.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는 늘 더 힘든, 더 가난한, 더 고통을 받는 노동자를 위해 더 억압에 눌린 자들을 위해 힘을 섰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계피복노조 설립, 동일방직과 YH무역노조의 투쟁, 기륭전자ㆍ쌍용자동차 정리해고투쟁 등 역사의 현장에 늘 함께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어려운 이, 아픈 이와 늘 함께했다. 죽는 날까지도 한진중공업 83호 크레인 김진숙 노동위원장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 양대 노총(한노총, 민노총)회장은 “그가 평소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 실현을 위해서 늘 꿈꾸었다”며 “앞으로 그 유지를 받들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딸 전순옥 씨는 한겨례21 878호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어머니는 태일이와 약속을 지킨다고 했는데 그 때보다 더 어려운 노동자가 많다”며 “예전에는 싸운 만큼 성취했는데 이제 그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태일이를 어떻게 볼지 걱정이라고 살아생전 말했다. 그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노동현실은 열약하기만 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자는 공식집계(통계청 2011년 3월 기준)에 따르면 1700여만 명(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생 제외)이다. 이중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는 577만 명, 30%를 넘는 숫자다. 아르바이트도 포함된다면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 넘는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에 지난 2007년 7월 1일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안이 발의 됐다. 이 법의 제 1조에는 기간제 근로자 및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법이라는 울타리에서 보호받고 있는 노동자는 드물다. 2011년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 달 동안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275만원, 비정규직자들의 임금은 이들의 50%인 140만원이라고 한다. 순히 임금부분뿐만이 아니라 복지, 권리에서도 심각하게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 이는 문자해고 통보인 기륭전자, 유성기업 사태 등으로 반증된다. 주부, 노약자,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계층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최저시급의 준수는 전혀 되지 않고, 주휴수당도 보장되지 않았다. 얼마 전 고용노동부의 긴급점검에 따르면 편의점, 주유소 등에서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은 곳이 1천 408여 곳 적발됐다. 노동법을 알지 못하는 이들은 사업체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전태일을 시작으로 이소선 대모, 조영래 변호사 등 수많은 노동운동가들이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권리향상을 위해서 노력한지 어연 40년이 지났다. 과거에 비해서는 노동자의 현실과 처우가 많이 개선됐지만 비정규직부분에서는 아직은 열약한 현실이다. 당연히 누려야 될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고 몸에 불을 붙이며 외치던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지 40년, 현재 그들이 꿈꾸던 세상은 오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희생과 노력을 보답하는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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