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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폐지, 일단 첫 걸음은 땠지만…….
작성자 권** 작성일 2011-06-05 조회수 3144

? 수업일수가 적은 대학을 탈피하기 위해

 

이번 학기부터중간·기말고사 기간이 공식적으로 폐지됐다. 학사 일정에 따르면 16주차 기말고사 역시 8개의 교양을 제외한 전공은 교수 재량에 따라 시험이 유동적으로 진행된다.

시험기간 폐지제도는 전 김도연 총장 때부터 추진돼 올해 본격적으로 실행된 것으로 학부교육 강화와 수업 충실도 제고의 목적으로 진행됐다. 최원준 교무처장은 “기존 8주차와 16주차 에 수업을 아예 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면서 한 학기 16주의 수업기간 중 2주의 수업결손을 가져왔다”며 “첫 주는 오리엔테이션으로 인해 수업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학기 중간마다 진행되는 갖가지 행사까지 더하면 실제 수업일수는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전 2010년까지의 학사력이 정확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이 명시돼 있던 반면 이번 년도에는 1학기 8주차, 1학기 16주차 등의 표기만 돼 있다.

이번 학기부터 학우, 교수들은 시험기간 없는 중간고사를 맞이했다. 하지만 시험기간 폐지에 대해 교수와 학우들로부터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 바뀐 시험시스템에 교수와 학우 모두 갈팡질팡

 

권기현(경영정보학ㆍ3) 학우는 UWIN에 올라와있는 학사력과 선배·친구들을 통해 시험기간이 없어진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8주차가 되니 사실상 시험기간은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험과 수업, 과제가 한 번에 몰리면서 다른 때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전엔 시험기간에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시험 준비가 좀 더 수월했으나 이번에는 수업과 시험이 동시에 진행돼 오래 전부터 시험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권기현 학우는 “수업일수를 늘리겠다는 학교 측의 의도는 좋지만 생각보다 시스템의 변화가 커 이번 시험 준비에 고생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강의 진행에 있어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덕기(건설환경공학) 교수는 “강의 다음시간에 시험이 있는 경우 학생들이 강의를 듣기보다는 시험 준비를 한다”며 “출석 때문에 일단 앉아 있지만 내 강의 시간에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보니 강의 의욕이 떨어지더라”고 말했다. 장남수(영어영문학과) 교수 역시 “학생들이 매우 산만해지고 수업충실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강의시간에 시험이 치러질 때 사실상 시험 전·후로 수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수업일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 1학점 강의의 경우 한 시간 있는 그 강의 시간에 시험을 치고 2학점 강의는 한 시간 시험 뒤 나머지 시간은 수업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대의 한 교수는 “3학점 강의일 경우 그나마 수업과 시험을 병행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다른 시험 준비로 인한 부담 때문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시험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대형 강의실의 수업은 시험 치를 장소가 마땅치 않아 0교시나 토요일에 시험을 치루는 경우도 있고 대형 강의실에서 시험을 치더라도 시험 관리, 감독 인원이 적어 부정행위 방지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유혜원(영어영문학과ㆍ2) 학우는 “대형 강의실이 워낙 넓다보니 감독관들도 감독이 쉽지 않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 과목에 여러 개의 수업 분반이 있는 경우 같은 강의라도 시험 시간이 달라 두 번 시험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교수들의 부담감도 있다. 또한 학우들은 유동적인 시험기간때문에 5월 달이 될 때까지도 시험이 끝나지 않는 ‘네버엔딩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 해결해 나갈 문제

 

학부교육 강화와 수업 충실도 제고라는 애초 목표와 달리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측과 교수, 학우들의 합의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 교무처장은 “행정상 적법한 절차를 다 밟아 진행된 사항이다”고 말했지만 강석봉(건축학) 교수는 “작년 학교본부와 학과장들간에 시험기간 폐지에 대해 얘기할 때 교수들도 이미 우려를 표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당시 학교 측의 진행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현재 ‘일단 이번 한 해는 시험기간 없이 학사일정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최원준 교무처장은 “준비 소홀이나 시험기간 폐지에 대한 인식 부족 문제 일 수도 있다. 현재 다각도 검토를 통해 신중하게 문제를 정리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막 시작한 제도고 학우와 교수님들에게 계속 의견을 구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