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즐겁게 하면 절로 행복" | |||||
작성자 | 강** | 작성일 | 2009-11-16 | 조회수 | 5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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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신문은 이외수의 ‘20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을 듣기위해 감성마을을 찾았다. 생각과 달리 그는 오지에 파묻혀 외부와 단절한 채 글만 쓰지 않았다. 주말에는 집으로 찾아온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달 31일, 이외수 작가를 만나기 위해 기자는 울산에서 일찍 길을 나섰다. 강원도로 향하는 내내 비가 계속 내렸다. 가을을 멋 내기 위해 하늘에서 떨어진 낙엽 마냥 비는 그렇게 우수수 떨어졌다. 지상나무의 낙엽과 하늘의 낙엽이 한데 어우러져 북한강 안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이외수 작가의 <감성사전>에서 본 글 한귀가 떠오른다. -<낙엽> 수확의 가을이 끝나면 나무들은 잎을 떨구어 자신들의 시린 발목을 덮는다. 바람이 불면 세월의 편린처럼 흩날리는 갈색 葉信들. 모든 사연들은 망각의 땅에 묻히고 모든 기억들은 허무의 공간 속에 흩어져 버린다. 나무들은 인고의 겨울 속에 裸身으로 버려진다. 낙엽은 퇴락한 꿈의 조각들로 썩어가지만 봄이 되면 다시 푸르른 숲이 된다. 숲의 영혼을 덮어주는 이불이 된다.- 강원도 화천에 도착해 ‘새가 바라본 방향으로’, ‘물고기가 헤엄쳐 가는 방향으로’라는 독특한 문구가 적혀 있는 푯말들을 따라 감성마을에 도착했다. 굵어지는 빗줄기 탓에 혹여나 약속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할까봐 노심초사 했지만 다행히 조금 일찍 도착해 부인 전영순씨의 따뜻한 마중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가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시립대와 성균관대 학생들도 도착했다. 작가 지망생이였던 그들은 기대에 한 껏 부푼 표정이었다. 이 학생들과 함께 마주 앉은 이외수 작가는 생각과 달리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편안한 인상이었다. 평소 그는 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 출연당시 ‘쇠고기 문제, 독도영유권 문제 등 국민들이 너무 극단적인 패배의식에 젖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KBS 김제동 「스타골든벨」 하차에 관하여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제동을 작두질해버리는 것은 속보이면서도 KBS의 야비한 처사다’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학생들, 저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의 질문으로 우리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헌재의 미디어 법에 대한 판결은 상식을 저버린 것이고 대한민국의 수치야. 하지만 젊은 세대도 그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며 대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아쉬워 했다. 또한 “현재 대학생들은 그들만의 가치관과 문화가 없다”며 “대학을 단지 취업을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학생 시절에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새롭고 진정한 가치관 정립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고 간접적인 삶의 체험을 많이 하여 육신의 양식보다 정신의 양식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상보다는 본질을 의식하려고 애써라”며 대학생들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책 제목 감성사전과 그가 살고 있는 감성마을 등에서 엿볼 수 있듯 ‘감성’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감성이란 어떤 의미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상과 합일된 것이 감성의 궁극”이라며 “20세기는 이성이 세상을 이뤘지만 앞으로는 감성이 주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현대인이 메마른 감성을 여기 감성마을에 와서 치유 했으면 한다”며 “감성마을을 3~4시간만 다녀 가도 젖은 감성을 간직할 수 있게 하며, 집으로 돌아가도 5~6개월은 감성이 지속될 수 있게 앞으로 계속 가꾸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감성마을 보다 그의 감성이 가장 잘 표현된 곳은 책<하악하악>과 <청춘불패>다. 하지만 책에 여백이 많다고 질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해 “그러면 글로 꽉꽉 채워진 전화번호부를 사서 보면 되잖아. 요즘 시대에 의식에 여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야. 빈 여백은 독자들이 생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고 여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그는 책을 집필할 때 원고지로 직접 쓰는 것을 고집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글을 쓴다고 한다. 그는 “건강상 어쩔 수 없이 컴퓨터로 작업하고 있다”며 “원고지로 할 때 보다는 엄청난 노동과 시간이 줄었다, 하지만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 생각을 깊고 심도 있게 정리 할 수 없다”며 “아날로그와 컴퓨터를 병행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을 전했다. 그대여. 그대가 만약 날개를 가지고 싶다면 누에의 한 살이 중에서 특히 고치의 부분을 소중히 생각하라. 비록 그대에게 절대 고독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결코 도망치거나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그대여 -<청춘불패> 가장 최근에 발표한 ‘청춘불패’는 낭만과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하여 쓴 책이다. ‘그대가 그대 인생에 주인이다’라는 한 문장이 이 책을 대변하는 듯하다. 책과 여러 활동들을 통해 이외수 작가는 젊은이에게 아낌없는 충고와 격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행복한 삶이 아니다”며 “앞으로 어떤 존재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대학생 시절에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치관을 바로 정립하여 행복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만이 잘되는 성공보다는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진정한 성공을 하라”고 당부했다. 인터뷰 내내 창밖으로 내리는 비와 이외수 작가의 말이 어우려져 우리들의 마음을 적셔주는 듯 했다. 어떤 작가로 남고 싶냐는 마지막 질문에 그는 자신 보다 자신의 책들이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통해 비춰진 그의 아름다운 마음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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