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비평>대학생의 주거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
작성자 | 편** | 작성일 | 2009-05-19 | 조회수 | 3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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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늘, 대학생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천문학적인 등록금 외에도 치솟는 물가, 알바와의 전쟁, 학점과 스펙을 쌓기 위한 노력, 이성교제 등등. 3년 전 20대 청년 비정규직을 가리키는 ‘88만원 세대’라는 용어는 이미 일반화됐으며,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년 인턴제’는 현실을 왜곡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학생의 삶은 어쩌면 한국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작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 최근에는 대학생의 주거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월 초 서울 YMCA는 2009년 1-2월에 걸쳐 조사한 전국 대학생 706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주거실태’를 발표했다. 대학생들은 월세(58%), 하숙(36%), 그리고 학교 기숙사(23%), 고시원(22%), 전세(13%) 등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놀라운 사실은 자취 대학생 10명 중 4명은 최저주거기준 평수인 3평(12㎡ ) 이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생 주거문화의 특징은 거주형태의 다양화와 거주비용의 양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가 상승과 함께 뉴타운 개발로 인한 거주지역의 상실 등은 대학가 주변 하숙비와 방값 상승의 원인이 됐으며, 그에 비해 대학 기숙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 신축한 기숙사는 대부분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민간자본유치사업(BTL) 또는 민간투자운영(BTO) 방식으로 짓고 있다. 민자 기숙사는 2006년 건국대가 처음 지은 이후, 대부분 새로 기숙사를 짓는 대학에서는 그러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민자 기숙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턱없이 높은 거주 비용이다. 하숙비의 두 배에 이를 뿐만 아니라 주변 원룸 월세와도 맞먹는 수준이다. 일례로 최근 개관한 서강대 기숙사의 경우 2인실 170만원, 1인실 비용이 한 학기 26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결국 높은 등록금과 거주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서울이나 수도권의 중산층 이상의 부모를 둔 대학생일 것이다. 과거 대학가 주변의 상업화를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덧 대학 공간 내부의 상업시설에 어찌할 바 모르고 있다. 물론 이러한 대학 환경의 변화에 환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많은 대학생들은 현실의 고통, 즉 경제적 문제로 인해 비참해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간단하다. 대학 공간의 변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민자 기숙사’의 깨끗함과 고급스러움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겠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대학생들에게 허용될지 생각해봐야 한다. 제도적으로 불허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알아서 물러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배제되고 소외되는 대다수 대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권경우(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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