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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눈보다 마음을 잡아야할 때
작성자 최** 작성일 2009-03-03 조회수 3715

  최근 대부분의 미디어는 선정적이고 폭력적, 획일적인 요소를 많이 부각해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미디어의 본 역할이 퇴색되고 점차 상업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의 경우 얼굴공개를 두고 큰 논란이 일었다. ‘범죄자 가족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와 ‘공익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논리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가던 가운데 결국 한 언론사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언론이 얼굴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상업주의 저널리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문화사회연구소 권경우 실장은 “공익을 위해 얼굴을 공개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독자들의 선정성,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범죄자의 체포 단계에서부터 전 과정을 신문·방송에서 공개하자는 요구는 대중의 호기심에 부합하는 것일 뿐 이다”고 전했다. 또한 2년 전 신정아 스캔들 당시 사건 본질과는 전혀 관계없는 누드사진을 신문 지면에 게재해 ‘황색 저널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사회적 논란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영화, 광고에서도 자극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자극적인 소재는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예로 최근에 개봉한 ‘쌍화점’의 경우 공민왕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동성애적인 성향을 영화로 그려냈다. 하지만 지나친 역사왜곡이라는 의견과 영화 마케팅에서 노출 사실을 홍보의 중점에 뒀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권경우 실장은 “사랑 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관객의 호기심 유발에 치중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민경(섬유디자인ㆍ3) 학우는 “영화가 스토리보다는 선정적인 장면에 치중했고 베드신으로만 사랑을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30초의 미학’이라 불리는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젊은 영화비평가모임 김시무 회장은 “모 통신사 광고는 소비자를 무의식적으로 자극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광고 속에 나오는 스타처럼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며 자신도 모르게 광고속 인물과 동일시하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신부·수녀의 키스신, AIDS 환자, 수녀가 낙태하는 등의 시청자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의 광고는 심의에 통과하더라도 시민, 소비자 단체의 반발로 방영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원수연(법학ㆍ3) 학우는 “TV는 전 연령대가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광고에서 키스신보다 더 선정적인 장면도 등장해 가족들과 보기가 민망하다”고 말했다. 영남대학교 안의진(신문방송학) 교수는 “자극적인 소재가 소비자의 주목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소비자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며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50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있다. 바로 80대 할아버지와 40살의 소 이야기를 담은 ‘워낭소리’다. 제대로 된 홍보 없이, 흥행의 요소를 전혀 갖추지 못한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워낭의 작은 울림은 관객의 가슴을 울렸다. 온갖 자극적인 영화적 소재가 난무하는 가운데 ‘소의 눈물’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극적인 소재로 소비자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기는 쉽다. 하지만 때론 눈이 즐거운 것 보다 마음이 즐거워야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