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창 제18대 국회의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의 사전적 의미는 국회가 국정(國政)의 공정집행 여부를 감사하는 권한이다. 국정일반에 대해 각 상임위원회별로 소관 해당기관에 대해 평가를 진행한다. 지난 달 19일에는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출범해 공정한 평가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바람직한 국회의원의 모습이 잘 구현되고 있는가에 대해 성실성, 공익성,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평가서를 작성한다. 쉽게 말하면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함께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는 표면적인 성과나 정치적인 공방만이 이슈화되고 있다.
10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었다. 깊숙이 내재돼 있는 각종 문제의 해결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또한 국회의원들의 시선은 전혀 엉뚱한 데 쏠렸는데 언론이 자신들의 질의, 응답을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집중돼 있었다. 이들에게는 법원 바깥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사법피해자들의 외침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정책을 만들고 국민들의 지지를 통해 활동하는 정치인이 국회에 있다면 대학에는 총학생회가 있다. 유권자인 학우들의 한 표, 한 표가 그들을 당선시켰고 현재 대학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국회와 총학생회는 너무도 닮았다. 잘해도 ‘당연히 할 일’이라는 말을 듣고 못하면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며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이런 총학생회의 지난 활동을 되짚어보고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총학생회 ‘평가’를 함께 진행하려 했지만 현재 유보상태다. ‘평가’라는 말이 어쩌면 ‘깎아 내린다’는 말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모든 평가에 객관적 지표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평가라는 단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학우들의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이 총학생회의 역할이다. 평가를 통해 이제껏 진행해온 사업들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학우들의 여론을 한데 모아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 이 여론을 받아 안고 앞으로 3개월 채 남지 않은 총학생회를 잘 꾸려나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남은 기간 좀 더 낮은 자세로 학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박 다 영 편집국장 (정치외교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