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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곳 없는 우울한 대학생
작성자 최** 작성일 2008-09-23 조회수 3432

  지난 9월 1일 개강 첫날, 등록금을 못낸 전주의 한 대학생이 학교 강의실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개강 첫 날부터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 대학생 이야기에 사회는 뒤숭숭했다. 뿐만 아니라 사채, 불면증, 수면장애, 취업난 등의 문제로 20대의 자살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 사회를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말한다. 물질과 재화의 양은 늘어났지만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가 그에 비례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 친구, 공동체 등의 역할이 예전보다 많이 약화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장현정(사회학) 교수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20대의 경우 ‘88만원 세대’란 말이 잘 표현해주듯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파편화된 개인주의로 인한 심리적 압박이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크다”고 말했다. 또한 “미디어에 등장하는 표준적인 능력에 자신이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할 경우 상대적 박탈감 및 좌절감도 커지게 되면서 더욱 자살충동에 노출된다”고 전했다. 생명의 전화 문영란 소장은 “우울증이 심리적으로 심화돼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럴 때 주변에서 관심이 없고 얘기를 들어줄 이가 없으면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며 “충동적인 자살보다는 환경악화와 외로움이 자살충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렇게 자살시도나 충동은 더 이상 뉴스에만 나오는 것이 아닌 우리 주위의 사람들도 느끼고 고민하는 현상이 됐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울산대신문사는 200명 학우를 대상으로 지난 12일 자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35%(70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살 이유로는 심리적 요인, 가정 문제, 경제적 문제 순을 이뤘다. 학생생활교육원 서경아 상담원은 “자살충동은 심리적인 우울증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살 충동시 대처 방안에 대해선 ‘혼자 해결한다’와 ‘자살을 생각한 이유를 고민해봤다’는 대답이 많았다. 사회과학부의 한 학우는 “어렸을 때 내가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면서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다”며 “내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지금 죽는 것은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그 마음을 떨쳐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학우들이 자살 충동을 느꼈을 때 혼자 대처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전문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다음으로 주위의 사람들이 자살충동을 느낄 때 대처방법에 대한 답변으로는 ‘그 사람의 사정을 좀 더 들어보려 했다’가 가장 많았고 이어 ‘충고와 설득으로 마음을 돌려보려고 애썼다’가 뒤를 이었다. 박수훈(수학ㆍ1) 학우는 “친구에게 그러한 생각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조언해 줬다”며 “부정적인 생각 대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35%라는 적지 않은 학우들이 자살을 고민해 본 적이 있지만 대부분이 혼자서 대처한다는 응답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은 부족한 현실이다. 특히 2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대학 내에서도 자살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