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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힘>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정권의 ‘방송장악’
작성자 편** 작성일 2008-09-23 조회수 3247

  방송을 장악하고자 하는 시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진통이다. 그 만큼 방송이 여론형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송이 정권의 입맛대로 움직여 주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천박한 언론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정권과는 달리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는 다방면에서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BS사장 교체로부터 대통령후보 시절 방송특보였던 구본홍씨를 YTN 사장으로 앉히려는 시도까지 법과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방송사의 사장을 자신의 측근으로 앉히려는 의도는 방송장악의 전형적인 방법이다. 혹자는 방송사 사장이 바뀐다고 방송의 내용이 바뀌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사 사장은 인사권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요직에 앉혀 자신의 의도대로 보도의 방향이나 프로그램 제작의도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가 정권에 부역한 정치인들이 방송사 사장으로 오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는 것이다.


  이명박정권의 방송장악은 방송사 사장을 자신의 측근으로 앉히는 것부터 시작했다. KBS, YTN, 스카이라이프, 아리랑TV에 대통령후보시절 언론특보들을 사장으로 내려보냈다. 방송정책을 전담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자신의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앉혀 방송장악을 진두지휘하게 했다. 그 다음으로 방송시장 구조 개편을 통해 정권의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방송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 전부터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국가기간방송법과 MBC 민영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국가기간방송법을 통해 KBS2를 분리하여 민영화하고 국회가 KBS1의 예산을 통제하도록 하여 KBS가 공영방송이 아닌 국정홍보방송의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NHK처럼 예산권을 국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정책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없는, 정권의 말을 잘 듣는 절름발이 방송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MBC의 경우 민영화를 통해 자본에 굴복하도록 하고 그 자본과 정권이 결탁함으로써 정권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이다. 민영화를 통해 효율성을 확대하겠다는 표면적 의도는 핑계에 불과하며 국가권력에 복종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의도일 뿐이다.


  특히 신문과 방송 겸영 허용을 통해 거대 신문사(조선,중앙,동아)가 방송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이를 통해 신문시장의 여론지배력을 방송 쪽으로 그대로 옮겨와 보수여론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이명박정권의 방송장악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권의 유지와 연장을 위해 방송구조 개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저항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방송을 의례 정권의 소유물인양 취급해버리는 국민의식의 전환이다. 여론의 다양성과 언론자유,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정권의 방송장악을 막아내는 싸움에 전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


글_권철(전국언론노동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