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입시전쟁 | |||||
작성자 | 편** | 작성일 | 2008-05-15 | 조회수 | 3338 |
---|---|---|---|---|---|
8-90년대 우리의 학교는 오전 7시부터 학교 수업이 시작되었다. 중·고등학교부터 명문고와 삼류학교로 나뉘어져 있었고 중학생들부터 과외와 야간 자율학습 등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입시 경쟁이 살인적인 한국사회에서 학생들이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시민사회에서는 몇 가지 합의를 만들었고, 이 내용들이 이번에 폐지된 학교 자율화 계획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야자에 보충에 우열반 등으로 내몰리는 우리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입시 지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소위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풀려버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학교에서 구성원들끼리 원칙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지금 우리의 학교는 학생들의 성적 경쟁을 넘어 학교 간 성적 경쟁사회에 돌입하고 있다. 교육감과 교장이 우수한 성적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학교의 성적 및 방과 후 학교 실적이 관리자들의 인사에 반영되는 추세이다. 결국 우리의 학교는 관리자의 승진을 위해서 학교간의 성적비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내기위해 양보다 질 위주의 살인적인 입시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보충수업과 사설모의고사가 무제한으로 풀리고 등교시간도 옆 학교보다 앞당기기에 급급할 것이다. 일각에서 이번 계획을 학교의 학원화라고 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교육부의 지침이 존재하는 동안에도 학교는 우열반 편성, 0교시를 위한 조기등교, 사설모의고사 등을 교육부는 규제에도 불구하고 교묘하게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학교 자율화 계획은 학교의 유혹에 기름을 부어 주는 결과가 되었다. 울산은 현재 유보되어 있지만 조만간 학원산업이 본격적으로 학교에 진출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시간당 수백원의 강사료를 지급받는 강사들이 속출하는 서울처럼 학부모들이 이중삼중으로 사교육비에 고통 받게 될 것이다. 중학교도 보충수업이 본격적으로 부활하고 초등학교에까지 소위 교과 보충수업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실제 학교자율화 계획이 발표되자 울산지역에서도 10시정도까지 강의하는 심야보충수업과 성적우수자와 열등학생들을 분리해서 자율학습을 시키는 이른바 수준별 자율학습까지 실시되고 있다. 바람직한 방안은 학교가 학교 구성원들 간의 합의를 통해 학교자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유명무실한 학생회에 아직도 두발, 복장규정으로 아침마다 실랑이를 해야 하는 현실에서 내일은 장학사님이 오시니 단축수업하고 청소한다는 교장선생님의 방송이 존재하는 학교에서 학교 자율화 계획은 결국 무한 보충수업과 우열반 등 더 많이 공부시키기 경쟁만 남는다는 것을…. 학교가 20년 전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70년대 학교를 다닌 일부 어른들의 위험한 실험 때문에 말이다. 글_황철권 전교조 울산지부(일산중학교·교사) 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