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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다
작성자 임** 작성일 2007-10-18 조회수 3405

  지난해 초, 충무로가 들썩였다. 정부가 한미 FTA체결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스크린쿼터축소’를 확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배우·감독·스텝 등 영화관계자들은 스크린쿼터축소 반대집회를 열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러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2006년 7월 1일부터 스크린쿼터는 176일에서 73일로 축소ㆍ시행되기에 이르렀다. 그 이후 한국영화산업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봤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의 경쟁


  정부의 발표 이후, 한국영화가 양적ㆍ질적 경쟁력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크린쿼터축소는 절대 불가하다는 반대 여론이 거세게 몰아쳤다. 미국의 영화산업규모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며 그들이 소유한 자본 역시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거대 배급망을 통해 헐리우드 영화가 스크린을 점령하게 되면 한국영화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한국영화는 쉬리를 시작으로 올드보이,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왕의 남자처럼 내용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영화를 앞으로도 제작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며 “오히려 헐리우드 영화와의 경쟁을 통해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대여론을 일축했다,



기담, 리턴 등 스크린 수 감소로 조기종영


  스크린쿼터축소가 시행되던 지난해 7월, ‘괴물’이 개봉과 동시에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1천 3백만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 모은 것이다. 이에 정부를 비롯한 스크린쿼터축소 찬성론자들은 “한국영화의 저력”을 강조하며 “한국영화의 위기론은 기우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5월, 충무로는 다시 차갑게 얼어붙었다.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해적-세상의 끝에서, 슈렉’과 같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줄줄이 개봉하면서 한국의 스크린을 점령해 버린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공세는 매년 반복돼왔지만 이후에도 300, 트랜스포머 등이 가세하면서 한국영화계를 바짝 긴장시켰다. 때문에 일부 한국영화는 교차상영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조기종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8월을 전후로 디워와 화려한 휴가가 개봉됨에 따라 한국영화는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다수의 공포영화들이 디워와 화려한 휴가에 밀려 조기종영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서 기담, 리턴 등의 재상영을 요청하는 운동을 벌였다.


  또 2005년에 완성된 문소리 주연의 ‘사과’라는 영화는 흥행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스크린쿼터축소로 헐리우드 영화들이 대량으로 유입됨에 따라 자본가들은 ‘될만한 한국 상업영화’에만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독립영화가 서서히 극장에서 사라진 것처럼 블록버스터가 아닌 상업영화 또한 이후 미래를 보장받기 힘들다. 결국 상업영화는 내외부적으로 각각 한국형ㆍ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해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최근 영화문화다양성 확보와 한국영화의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스크린독과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관객의 작품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한국영화의 고른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법안’으로까지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이진환 사무처장은 “현재 대두되고 있는 스크린독과점 문제의 근본원인은 스크린쿼터 축소에 있다”며 “스크린쿼터를 다시 확대ㆍ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영화 간 양극화 현상 해소를 위해 왜 굳이 축소된지 1년이 지난 스크린쿼터를 끄집어 내냐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문화를 보호할 의무와 권리가 있음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