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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민중’을 위한 언론
작성자 김** 작성일 2006-03-21 조회수 3920

  지난 11일, 필자는 미군기지 확장지 ‘평택’을 찾았다. 우연찮게도 평택역 앞에는 미군기지 확장저지를 위한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수대에 걸쳐 살아온 고향을 강제로 빼앗겨야 하는 주민들과 이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막기 위해 모인 시민ㆍ학생단체들도 있었다. 그들은 동북아에서 평택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미국의 전략적 기지로 활용될 경우 우리 국민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상세히 전하고 있었다. 노인들의 머리마다 묶여있는 붉은 띠는 죽는 한이 있어도 ‘땅’을 지켜내겠다 의지를 잘 나타냈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곳에서 만난 평택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첫 번째 시민은 필자가 점심을 먹던 역 앞의 한 식당 주인이었다. 그는 미군기지 확장에 대해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으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만난 시민은 평택역 앞에 대기 중이던 택시기사였다. 그는 대뜸 “왜 여기까지 왔냐”고 필자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울산에서 평택까지 올 시간이면 공부나 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6ㆍ25때 우릴 도와준 게 누군데 “왜 은공을 모르냐!”고 되물었다. 미군기지 확장지로 결정된 대추리 주민들이 수천의 보상금을 받고 지금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걸 왜 모르냐고도 말했다.

  이번엔 젊은 층의 시민을 만나봤다. 그러나 그 역시 “미군없이 나라를 지킬 힘이 우리에겐 없다”며 “최대한 적당한 선에서 협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예 평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과의 만남은 내게 언론의 힘과 그 역할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언론은 독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여론을 모아낼 수 있는 중요한 통로다. ‘황우석 사건’,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 ‘이해찬 총리 사퇴’ 등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면 여론화해내는 언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쏟아지는 수많은 언론 속에서 평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와도 주요보도이기보다는 간추린 뉴스였고, 심하게 왜곡된 경우도 있었다. 주민들을 정부의 법적 절차에 반발하는 불법점거자라 소개하고 ‘미군기지에 대한 님비현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언론은 객관적일 수 없다. 모든 기사엔 기자의 관점이 포함돼 있고, 하나의 신문에는 그 언론사가 지향하는 바가 녹아 있다. 그러나 농민들, 우리 민중들의 삶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언론을 어찌 우리들의 언론이라 하겠는가.


  온 국민이 광화문거리와 서울 시청 앞을 매웠던 2002년 월드컵과 효순이ㆍ미선이 사건이 생각난다. 우리 대학교 정문을 가득 채웠던 학우들도 떠오른다. 지금 평택에도 그 때와 같은 국민적 여론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언론이 그 길을 안내해야 한다.

  그것이 곧 우리 사회를 바꿔내고 ‘민중’이 주인인 세상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김혜민 편집국장

(법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