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의 도둑질 ‘커닝’ 죄도 아닌가?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05-10-11 | 조회수 | 26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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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쯤 커닝 해본 경험 있어 자신이 얼마나 학업에 충실했는지 평가 할 수 있는 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왠지 반갑지 않은 시험과 함께 우리를 찾아오는 것은 ‘커닝하지 맙시다’라는 문구다. 그만큼 학내에 커닝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전국대학생컨닝추방운동본부’에서 전국 54개 대학생 4964명을 대상으로 ‘커닝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6%의 학우들이 한번 이상 커닝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커닝을 했어도 숨기는 체면의식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학우들이 커닝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 학우, 커닝을 범죄로 인식 못해 커닝은 ‘지식의 도둑질’로 불린다. 즉, 하나의 범죄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김호영(회계학·2) 학우는 “커닝 안 한 사람만 손해”라는 인식으로 “커닝을 안하던 학우들도 자연스레 커닝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커닝이 잘못된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안하는 사람이 바보’라는 인식이 만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시험기간, ‘커닝 추방·근절 운동’을 벌인 총학생회 이수현(산업정보경영공학부·4) 회장도 “학우들의 의식수준을 변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학우들이 커닝을 근절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커닝을 재생산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다. “계속 얼굴 맞대고 생활 할 친구인데 어떻게 고발해요”라는 이통령(경제학·4) 학우의 말. 요즘은 시험 부정행위자의 행동을 목격하고도 묵인하거나 추후 인간관계를 고려해 뒤에 숨어서 고발하는 경우가 많다. ▶ 시험 감독관 체계 허술 커닝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행동하는 학우들에게도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허술한 시험 감독 체계도 또 하나의 문제다. 송성권(행정학·4) 학우는 “한 과목당 시험 치는 학우의 인원이 많아 제대로 통제 못하는 감독 체계가 커닝을 더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교양 시험의 경우, 백여명이 넘는 인원으로 대형 강의실에서 한 사람만의 감독관으로 시험을 치는 때가 많다. 이에 학우들은 쉽게 커닝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인터넷 온라인 시험은 더 심각하다. 감독관이 없어 친구들과 함께 시험을 보는 것은 물론, 노트를 펴놓고 시험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와 생활’ 인터넷 강의를 맡은 정성린 교수는 “오프라인 시험이 좋지만 인터넷 수업의 유용성으로 강의를 선택한 학생들을 고려해 주로 온라인 시험을 친다”며 “사실상 모든 학생들을 일일이 직접 다 감독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 부정행위자 처벌 규정도 느슨 커닝을 하다 적발된 학우들은 어떻게 될까. 우리 대학교는 커닝 적발시 각 단대 징계위원회에서 유기정학 등의 처벌을 내린다. 그러나 이도 유명무실하다. 부정행위자에 대한 처벌은 교수 선에서 끝내는 경우가 많고, 부정행위자도 제대로 색출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이 규정이 학우들에게 커닝 문제를 경외시 하도록 만든다. 교무부 고인수 처장은 “커닝을 근절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처벌 규정을 더 강화하고, 학생들 서로가 선의의 감시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명예제도, 깨끗한 시험문화로 이처럼 커닝은 학우 개인이 직접 해결해야 할 수준을 벗어나 학교 차원에서도 실용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는 ‘명예제도’ 도입을 통해 커닝 근절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는 학내에서 명예위원회를 구성해 학업부정행위의 종류, 처벌, 관련당사자(교수, 학생, 조교)의 역할 등을 담은 명예규정을 만들고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서명을 받는 것이다. 얼마 전 ‘전국대학생컨닝추방운동본부’에서도 ‘대학 내 학업 정직성 향상을 위한 세미나’를 열어 명예제도 도입을 추천했다. 바로 학우, 교수, 학교 삼자가 연계해 주체적으로 커닝을 근절시켜 나가자고 말이다. 전국대학생컨닝추방운동본부 김남희 간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학칙을 개정해서라도 커닝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명예제도를 추진할 계획인 숙명여자 대학교 오영희(심리학) 교수. 그는 “커닝을 하는 학생이 사회에 나가서도 다른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경향이 높다”며 “이런 심각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대학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그는 “학생 개인의 의식 개혁만으로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며 “제도 정비 등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커닝 하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부끄럽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지금, 이를 단순히 학우 개인 문제로만 치부해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학우뿐만 아니라 교수, 학교 등 학내 구성원 모두가 책임 의식을 지니고 커닝을 근절시켜 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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