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독립, 소통’으로 숨 쉰 전주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05-05-17 | 조회수 | 2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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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6일까지 세계 각국의 영화로 인해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었던 곳이 있다. 바로 비빔밥으로 유명한 도시 ‘전주’. 이곳에서 ‘자유, 독립, 소통’의 슬로건을 내걸고 ‘제 6회 전주국제 영화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비빔밥 보다 더 맛깔스러웠던 전주 국제 영화제를 찾아가 ‘자유, 독립, 소통’의 의미를 찾아봤다. ‘영화의 거리’ 안에서 자유를 5월 5일 어린이 날, 하늘에서는 비가 왔다. 그러나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주 거리는 웃음을 띤 많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특히 영화관에는 전주 시민들을 비롯해 타 지역, 타 국에서 온 사람들, 영화제 게스트, 취재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영화관을 찾아가니 무리를 지어 사진을 찍는 시민들과 영화표를 구하려고 줄을 선 사람들로 붐볐다. 또, 영화관 한쪽에는 열심히 영화 정보 안내, 영화제 티셔츠 등을 판매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도 보였다. 영화제 안내를 맡게 된 자원봉사자 전상현씨는 “영화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며 “지역행사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영화제가 지난해에 비해 관람객이 2배 정도 늘었다”며 “내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영화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이번 영화제 조직위가 목표로 정한 관객 수, 5만 5천명 보다 1만 4천 더 많은 6만 9천 관객이 몰려들었으며, 좌석점유율도 작년과 비교해 2배 높은 수치인 79%를 기록했다. “부담 없이 와서 볼 수 있는 영화제 인 것 같아 좋다”는 김흥수씨는 한편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비해 거리 분위기가 조용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렇게 사람들이 북적대는 영화관을 뒤로하고 전주 거리를 나서니 영화제를 홍보하는 독특한 전시물과 행사들로 거리는 소란스러웠다. 그 중 관객들이 영화감독, 배우들에게 쓴 편지를 전달하는 빨간 우체통(JIFF LOVE LETTER)이 눈에 띄기도 했다. 한편, 전주 시민들의 입에서는 언제나 ‘영화의 거리’라는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그만큼 전주 시민들에게 보편화 되어 불리고 있다는 말이다. 벌써부터 관객들이 ‘전주 국제 영화제’를 ‘영화의 거리’에서 마음껏 즐기고 있을 내년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인들은 독립을 원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디지털 삼인삼색’이라는 개막작으로 문을 열었다. 이 제목처럼 전주 국제 영화제는 우리가 쉽게 접해 온 주류 영화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대안적 영화, 디지털 영화, 독립영화를 추구한다. 이에 영화제에는 특수 장비를 도입해 꾸며진 대형 영화 대신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독립영화는 진취적이고, 자유스럽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런 모습 뒤로 독립영화는 내용 이해가 어려워 대중성이 떨어진다. 영화관에서의 분위기도 전주 국제 영화제 상영작을 찾는 사람들과 일반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로 나눠졌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관을 찾아 온 전주대학교 소아름 학생은 “작년에 독립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차라리 내용이 가볍고 더 값싼 일반 영화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인 ‘다섯은 너무 많아’에 출연한 배우 유형근씨는 “배급되지 않았던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지만, 관객들 반응이 그다지 높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타 국제 영화제들보다도 전주국제영화제가 감독과 스텝의 재능을 마음껏 표출 시킬 수 있는 영화인들을 위한 축제”라며 웃음을 띠었다. 이처럼 전주국제영화제는 지금 대중성 확보가 먼저냐, 독립성 추구가 먼저냐 라는 양 갈래 길에 놓여있다. 또, 국내에서 열리는 타 국제 영화제에 비해 규모, 사람들의 관심, 지방정부의 지원 등에서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영화제에서 만난 몇몇 사람들은 전주 국제 영화제가 타 영화제에서 찾기 힘든 독립영화를 특성으로 내걸고 있어 좋다는 말을 전했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프로그램의 진행 미숙과 홍보를 보완시키고, 독립영화를 더욱 개방시켜 나가면 전주 국제 영화제만의 독립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소통이 쉽게 이뤄지는 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영화를 보고 난 뒤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일명 ‘소통’이라는 주제로. 영화제에서 본 영화는 ‘유다’로, ‘유다’라는 남자와 그를 촬영하러 온 다큐멘터리 감독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영화에서 극중 인물 ‘유다’가 옷을 벗는 장면이 나오는데 감독은 그 나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여성스러운 외모를 가진 남자라 생각했던 ‘유다’는 성동일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었다. 가슴은 한창 사춘기 소녀처럼 봉긋했으며, 남성의 성기를 지니고 있었다. 완벽한 여자도, 남자도 아닌 ‘유다’. 극중 배우는 실제로 성동일성 장애를 가졌는데, 남성 호르몬을 맞고 지금은 남자로 살고 있단다. 동경에서 영화학계 강사를 맡고 있는 ‘유다’의 제제 타카히사 감독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말했다. 자유스런 분위기로 30분가량 이뤄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사회의식, 삶, 죽음 등을 자각하고, 다른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감독의 사상, 의식에 초점을 맞춘 독립 영화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관객들과 영화 제작자들이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만의 특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는 ‘소통’, 바로 대화를 통해 관객들과 공감대 형성을 이뤘다. 내년이면 다시 돌아올 전주국제영화제도 관객들과의 더 잦은 소통을 지니고 찾아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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