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내밀고, 끌어주고, 밀어주고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05-05-04 | 조회수 | 2376 |
|---|---|---|---|---|---|
지난 30일, 쨍쨍 내리쬐던 햇빛이 구름에 감싸이며 오랜만에 더위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마치 울산 장애인 복지관에서 준비한 ‘제1회 희망나눔 걷기 대회’ 행사를 응원하려는 듯이 보였다. 울산 대공원에서 열린 걷기 대회를 직접 다녀와 봤다.
오후 1시, 주말이라 대공원은 휴식을 취하러 온 사람들과 걷기 대회 참가자들로 붐볐다. 대공원에 도착하자 걷기 대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줄 사물놀이, 재즈댄스, 수화 공연 등 식전행사가 진행됐다. 이 후, 우리 대학 “걷다가 장애인이 보이면 함께 손을 잡고 걸어 주세요”라는 행사 진행자의 말이 들렸다.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다리를 절뚝거리는 사람을 봐도 계속 시선만 향할 뿐 선뜻 다가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용기를 탓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참가자들이 웃으며 편하게 걷는 모습이 보였다. 반면, 휠체어를 탔거나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장애인들은 불편해 보였고, 선두에 섰던 휠체어도 조금씩 뒤쳐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천천히, 천천히 걸어요’라는 마음을 품으며 걸어갔지만 야속하게도 비장애인들은 뭐가 그리 급한지 재빨랐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걷는 도중 한 여성이 남자 어린이를 휠체어에 태우고 걷는 모습이 보였다. 그 둘은 모자 사이였다. 지체 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나온 어머니는 “걷기 대회를 아들도 즐거워하는 것 같다”며 “일반 시민들과 장애에 대해 함께 이해하고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무더웠던 그날, 어머니는 아들의 휠체어를 계속 밀며 생각한다. 자신의 아들이 커서 봉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편, 코스의 반을 채 오지도 못했는데 다리는 후들거렸고,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이었다. 길을 걷는 것이라 쉬울 줄 알았지만 힘들었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던 중 휠체어 주위로 세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봤다. 휠체어 양옆에서 받쳐주는 사람 둘과 중간에서 휠체어 손잡이에 의지해 천천히 발을 내딛는 아이. 그 아이는 두 다리를 잘 쓰지 못했다. 그런 아이가 휠체어를 밀고 가다 다리에 힘이 없어 천천히 앞으로 쓰러져 갔다. “어떡해”라는 사람들의 걱정과 함께 일어선 아이가 울상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넘어진 사실이 쑥스럽다는 듯 아이의 얼굴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몸 성한 사람들은 예비 장애인이다”라고 한 사회복지사가 말한 것이 기억난다. 언제나 비장애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 때 장애인이 될지 모른다고 말이다. 또,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은 몸이 아닌 마음의 장애를 다 하나씩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장애들을 서로 보듬어 주고, 손잡아 끌어줄 때 그 장애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
|||||
-
이전글
- IQ, EQ? 이제는 NQ!

교 체육학과의 몸 풀기 시범을 시작으로 걷기 대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