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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Q 권하는 사회, 뒤집어 보자
작성자 울**** 작성일 2005-04-12 조회수 2512

  연줄과 빽으로 통하던 ‘인맥쌓기’에 대한 새로운 붐이 일고 있다. 이른바 NQ라는 공존지수. 


  이제까지의 연줄과 빽이 ‘힘있는 사람=윗사람’과의 관계형성을 통한, 즉 수직적 관계를 통한 개인의 출세를 목표로 뒀다면 NQ는 좀 다르다. 이른바 느슨하고 수평적 관계 형성, 즉 공존하기 위한 능력의 정도를 뜻한다. 하지만 수직적인 관계가 수평적인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뿐, 그 목적은 그다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문제는 목적이 다르지 않다면 그것이 가진 성격도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는 것에 있다. 흔히들 NQ는 처세술과는 다르다고들 한다. 처세술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면, NQ는 공존을 위한 자기헌신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NQ에서는 적극적인 봉사활동과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 신세진 사람에게 잊지 않고 전화하는 일 등을 강조하고 있다. 「NQ로 살아라」의 저자인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김무곤 교수는 이러한 NQ를 보험이라고 정의한다. 언젠가 반드시 댓가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는 함께 금 모으기도 하고 어려운 이웃이 생기면 도와서 공존한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왜냐면 누군가가 장사를 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면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 없는 장사꾼이 있으리 만무하고 노동자 없는 자본가가 있으리 만무하다.


  하지만 세간의 NQ 바람은 그런 원론적 의미와 동떨어진 듯하다. 신자유주의 바람으로 인한 경쟁논리가 판을 치는 요즘에 공존논리는 어떻게 경쟁논리와 공생하는가. 문제는 그러한 공존논리가 경쟁논리의 범주 속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존해야 된다는 논리. 그것은 원천적으로 경쟁논리를 깨고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공존지수 조차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능력으로 의미 지워진다.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맥으로 맺고 싶은 사람으로 CEO가 가장 크게 나왔다. 그 외에도 의사, 전문직 종사자, 검사 및 변호사, 정치인 등으로 나왔다. 수평적 관계 형성과는 거리가 멀며 연줄과 빽의 의미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NQ를 잘못이해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다. 취업이 가장 고민인 대학생의 엄연한 현실이 NQ를 연줄과 빽으로 바꿔놓는다.


  신자유주의의 경쟁논리가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부르고 있는 현실에서 NQ를 쉽게 요구한다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해관계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자칫 무디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취업의 문에 단 한명만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했을 때 ‘공존’은 아예 불가능하다. 그러한 문제 외에 공존이라는 것은 쓰라린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은 자신의 도덕성에 대한 ‘자위’ 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과 같이 이해관계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공존은 대립하는 이해관계끼리의 공존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전체 사회적 틀이다. 먼저 틀을 손질하지 않고서는 개인간의 공존이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계기로 환기시켜 개인 관계를 규정하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고찰부터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최윤미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