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로니에 공원, 느끼고 왔어요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05-01-18 | 조회수 | 2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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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가 앞서 시작된다는 그 곳 서울. 서울에서는 지금 어떤 문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까? 그 중 소극장이 많아 연극이 잦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연극 공연을 관람한 후, 대학로 분위기를 살펴봤다.
▲ 여기저기 “연극보세요”
울산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젊음의 거리 마로니에 공원. 많은 대학생들이 찾는다는 마로니에 공원에 어떤 문화가 펼쳐져 있을지 기대됐다. 거리를 들어서자 각종 연극 포스터와 사람들을 붙잡고 공연을 보러 오라는 웃찾사, 개그콘서트 홍보맨들로 가득했다. ‘연극 공연이 많다고 하더니 맞기는 맞구나’하며 연극 하나쯤은 봐야겠다는 생각에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티켓을 구하고 공원을 돌아보니 거의 술집 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울산의 대학로와 달리 마로니에 공원은 개그 공연에서부터 작품성을 가진 연극까지 극장 천지였다. 울산은 연극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즐기기에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서울은 매일 펼쳐지는 수많은 공연 홍수 속에서 행복한 고민을 해야 되니 참 부러울 일이었다. 서울의 시계는 그렇게 나의 부러움을 안고 어느덧 연극 공연 시간인 7시 30분을 가리켰다.
▲ 관객과 배우가 함께 숨쉬는 연극 ‘어머나, 저 작은 무대 위에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다니’ 처음으로 접할 연극 ‘新, 살아보고 결혼하자’의 소극장은 하나의 인형 집 같았다. 연극을 기대하며 앞에 앉은 연인에게 연극을 많이 봤냐고 물어보니 서울이 집인 이재영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연극을 접한단다. 방학을 맞아 마음먹고 연극을 보러 온 그는 요금을 거의 반값으로 할인 시켜 주는 사랑티켓을 구했다고 했다. 평일인데도 1시간 넘게 기다려 티켓을 구입했다는 그의 말을 통해 시민들의 연극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예전 울산에 한 유명한 피아니스트 공연이 있었는데 단 3장의 티켓만이 팔렸다고 한다. 이 일화로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서울 시민들의 문화 욕구가 지금의 마로니에 공원을, 더불어 서울의 문화를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또, 이렇게 많은 시민이 모이는 데는 13년 동안 3000회 계속 해온 유명한 연극일지라도 관객에게 더 나은 연극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설문조사를 하는 문화 공급자의 모습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잠시 뒤 연극이 시작되고, 연극은 부부들간의 불륜, 맞바람 속에서 그들 자녀의 결혼으로 인해 진정한 사랑과 가족애를 깨닫는 내용이었다. 연극이 끝나고 공연 전 잠시 인터뷰했던 아마추어 단원 양승원씨가 한 말이 생각났다. 단지 돈벌이용 연극이 아니라 연극 안에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진정한 웃음과 깨달음이 녹아 있다고. 아쉽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달래고 극장 문을 나서니 주로 청년관객인 극장 틈에서 유독 눈에 띈 중년 여성이 보였다. 그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연극배우 최은주씨로 ‘新, 살아보고 결혼하자’의 고순자역을 할지도 모르겠단다. 그는 배우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연극 특유의 재치와 온정으로 대화함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점에 연극의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가 전하는 연극의 매력을 오늘에서야 직접 느낄 수 있게 돼 뜻 깊고, 아쉬웠다.
▲ 연극이 끝난 후... 이번 서울 취재는 서울과 울산의 다른 문화 환경으로 인해 신선함, 생동감, 부러움, 아쉬움 모두 느낀 짧은 여행이었다. 한편, 우리 울산과 서울의 큰 문화 격차로 실망을 느낀 반면 다시금 희망을 찾은 부분이 있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만난 ‘차없는 거리’ 플랭카드. 차없는 거리만큼은 서울과 울산이 동등하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울산은 문화공간도 적고, 문화 욕구도 아직은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이뤄낸 차없는 거리처럼 끝없는 문화 욕구를 가지고 달려간다면 서울보다 앞선 우리 울산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도 머지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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