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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을과 함께한 하루
작성자 김** 작성일 2004-12-01 조회수 2078

  유독 향기를 남기지 않는 계절... 바로 가을이다. 천고마비라 하여 우리들 마음까지 깨끗하게 하는 하늘을 가지고 우리를 설레게 하는 바로 그 계절.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는 부러운 계절… 그런데 어쩐지 올해는 그런 가을이 너무 일찍 지나가버린 것이 아닌가 하여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가을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았다.

  내가 가을을 느끼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불국사였다. 입구마저도 붉은 빛으로 물든 불국사... 안타깝게도 나는 불국사의 문화재보다도 단풍나무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 저기 붉게 물든 나무들... “예쁘다” 보다는 “아름답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한 단풍은 서로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고 담장 옆으로 길게 뻗은 단풍은 사진찍어 가라고 손짓 하는 듯 했다. 또 홀로 우뚝 솟은 커다란 나무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모두를 경계하는 것 같았는데 그러다가도 아무렇지 않게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금세 풀이 죽어 함께 포즈를 취해주는 모습이 재미있다.

 

  불국사 내부로 조금 더 들어가면 대웅전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더 크지 못해 안달하는 듯 자라난 붉은 나무들이 이미 저 멀리서 대웅전을 반 이상 가리고 있다. 그들 옆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은 단풍을 찍으려는지 대웅전을 찍으려는지 알 수 없고 서로 더 많이 나오려는 둘 때문에 결국 주인공인 사람대신 대웅전과 단풍이 필름을 가득 메워버린다. 그래도 좋다고 사진을 보며 웃음을 보이는 사람들.... 불국사의 가을은... 그렇게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더욱 행복하게 물들어가는 듯 했다.

 

 

 

 

 

 

 

 

 

 

 

  내가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안압지다. 아름다운 호수로 유명한 안압지의 가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꿈”이라고 할까? 불국사처럼 붉고 푸른 나무가 아닌 노란 잔디로 사이로 드문드문 솟아있는 단풍나무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있는 은행나무는 필시 꿈을 연상케 했다.

  거대한 호수와 어우러진 단풍과 돌... 물고기들까지... 그림같은 풍경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안압지와 어울리는 희미한 미소가 번져있다.

 

  그렇게 아름답던 안압지의 저녁... 노을이 퍼진 호수위로 이제는 사라져버린 가을의 모습이 잠시 모습을 드러내고... 잠시 후 다시 모습을 감춘다... 아직도 높기만 한 가을하늘을 바라보는 안압지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찾아온 겨울이 몸을 감싸고 그들의 얼굴에는 시원섭섭함이 묻어난다. 

  하루 동안의 가을 여행... 나는 내일이 되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가을의 모습을 마음에 담은 채 스르륵 잠이 든다. 아직 내게 남아있는 가을을 꿈속에서 만날 수 있을까하여... 그리고 생각한다. 가을이 가고나면 겨울이 오고 또 겨울이 가고나면 따뜻한 봄이 오듯 우리들 마음도 아쉬움보다는 새로움으로 가득하기를... 그래야 2005년 더 행복하게 가을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