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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메뉴라 얕보지마!
작성자 유** 작성일 2004-10-11 조회수 1668

  커피하우스, 김밥나라, 영철스 버거, 이삭…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요즘 학우들 사이에 뜨고 있는 천원메뉴가 있다는 것이다. 간편히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천원짜리 한 장이면 OK 된다. 그러나 학우들의 ‘무심코 사먹는다’라는 이 말에 ‘무심코’를 한 번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날씨가 더우면 과일쥬스를 자주 찾아요!” 장형석(수송시스템공학부·1) 학우는 배고프면 샌드위치를, 목마르면 과일쥬스를 즐겨 찾는단다. 그러나 ‘싸니깐 지갑이 쉽게 열린다’는 그의 말속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천원메뉴가 생기기전엔 고민하면서 음식을 선택해 먹은 것과는 달리 지금은 아무런 고민 없이 지출하는 소비형태로 바뀐 것이다.


  우리 대학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소정(서라벌) 씨. 그도 밥 먹은 후, 다시 허기질 때는 천원메뉴를 찾게 된단다. 그러나 그는 무심코 사먹기 때문에 쉽게 돈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단다. 예전엔 꼭 필요할 때를 제외하곤 간식도 사먹지 않았다는 그녀는 그래서 지금 훨씬 돈을 더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원메뉴에 대해 학생생활교육원 심리상담원 윤은주씨는 “천원에 대한 값어치가 급격히 떨어진 이때, 소비자 심리를 잘 이용한 새로운 상업전략”이며 “일본에 유행하는 ‘100엔 가게’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품질은 떨어지더라도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싼 메뉴를 택하는 것 같단다.


  1시가 좀 넘었을 무렵, 어김없이 천원메뉴를 찾는 학우들로 인해 바보사거리 앞 햄버거 가게는 북적 거렸다. 사장 윤현태씨는 “경기가 안 좋은 이때, 서민층 주머니를 공략하기 위해 이 장사를 택했다”며 하루 2~300명의 학우들이 다녀간다고 한다.


  일요일, 신학생회관에 공부하러 온 권요한(중앙고·3) 학생은 싸다는 장점 하나로 천원메뉴를 찾게 된단다. 박진형(전기공학·2) 학우도 역시 싼 맛에 천원메뉴를 찾긴 하지만 자주 사먹지는 않는다고.


  이처럼 많은 학우들은 천원메뉴에 대해 ‘싸다’는 이유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자신들의 구매 형태나 지출에 대해선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지갑이 쉽게 열리죠!”

  “예전보다 더 쓰는 것 같아요”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사먹는 데요”


  학우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천원메뉴가 단지 경기가 안 좋은 이때, 지갑이 얇은 학생들을 위해 좋기만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우리 대학교 김상온(경제학) 교수를 찾아가 천원메뉴가 뜨고 있는 이유와 그 속에 어떤 경제 원리가 숨어 있는지 얘기를 들어봤다.

  김밥을 가끔 사먹는다는 그는 “김밥과는 달리 햄버거, 과일쥬스 등은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며 김밥을 제외한 천원메뉴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경제학 원리에서 소비자를 위한 것은 없다, 단지 상인들의 이윤추구를 위해서 모든 것이 결정 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천원메뉴도 ‘싼 가격’으로 잘 포장한 새로운 상업전략이라는 것.


  또 최근 소비심리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외로 싸다고 생각하는 물건에 대해선 쉽게 구입하게 되고 나아가 그것에 만족감을 느껴 자제력을 잃게 된단다. 그래서 굳이 필요치 않는 구매도 하게 되고 과소비를 유도하는 결과를 낳는다.

  싼 가격의 물건을 자주 구입하는 것은 비싼 물건 하나를 구입할 때보다 ‘내가 돈을 많이 썼구나’라는 인식이 약하단다. 그래서 그는 학우들에게 가계부 쓰는 일을 권장했다. 전략적 상업전술에서 ‘합리적 소비자’가 되기 위해선 아무리 싼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내가 무엇을 사고 얼마나 돈을 썼는지 기입하는 습관이 계획적인 소비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천원메뉴, 싸고 간편하다. 돈이 없는 학생들에겐 금상첨화다. 그러나 나의 돈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조차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결국 천원메뉴도 과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얘기. 오늘부터 가계부를 적어보는 건 어떨런지. 100원이라도 아낄려고 부단히도 노력하는 우리 엄마들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