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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번 돈, 아까워 못쓰겠어요!!
작성자 울**** 작성일 2004-09-30 조회수 1598
 

  한손에 만원 몇 장을 쥔 채 울상인 양군. 그는 2달 전부터 시작한 ‘현대자동차’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로 200만원이란 거금을 손에 쥔다. 주근 8~20시간, 야근 21~8시간 공장에서 자재 옮기는 일로 매일 땀 흘리면서도 돈 받을 생각을 하면 별로 힘들지 않다. 그러나 양군이 얻은 값진 노동력만큼 돈 씀씀이는 그렇지 못하다.

  친구들과 일주일에 4번은 꼭 찾는 술집, 1번 찾을 때마다 만원씩 쓴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찾는 나이트. 여자친구를 생각하면 왠지 더 짜릿하고 즐겁다. ‘3만원 정도면…’ 새벽까지 재밌게 놀고 나서 쓴 돈은 3만원, 그에게는 그렇게 큰 돈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내가 어디다 썼지?’ 2달 후, 남는 돈은 결국 몇 푼 되지 않는다. 양군은 후회한다. 생각해보면 알바일이 쉬웠던 것도 아니었는데, 자신이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마구 썼던 일을…

  그는 다짐한다. 다음번엔 꼭 돈을 아껴 쓰겠다고, 그리고 계획적인 지출로 다시는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고 말이다.    

  “쓰고 나면 아깝죠~!!” 이후, 그는 돈 사용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9~22시간까지 마트 일을 해서 번 알바비로 그는 부모님께 자신의 등록금에 보태라고 드렸단다. 부모님께 칭찬받고 어깨가 으쓱했다고. 나머지 돈은 자신이 군대가기 전,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기위해 저축했다.

  그는 좋아했던 술자리도 일주일에 1번으로 줄였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란다. 무엇보다 자신의 노동으로 번 값진 돈이기 때문에 쓰기가 아깝다고.

  이 이야기는 지난 겨울방학 때부터 올 여름방학까지 아르바이트를 한 양은진(정치외교학․2) 학우의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양은진 학우의 얘기는 남 얘기 같지 않다. 누구나 한번쯤 무턱대고 썼다가 나중에는 어디다가 그렇게 많은 돈을 썼는지 기억에 안 남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올 여름 방학을 맞아 많은 학우들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우리 학우들은 아르바이트를 왜 시작했으며, 번 돈을 어떻게 사용했을까?

  바보사거리 LG25시에서 열심히 알바를 하고 있는 박상미(일어학과․1) 학우. 그도 한땐 맘에 드는 악세사리, 옷 등을 사는 평범한 여자였다. 그러나 비싼 대학 등록금에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용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마음에 7월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아무렇게나 쓰기가 아까워지기 시작했다고. 그래서 교과서 등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사기위해 저축해 뒀단다. 또 등록금에 조금이나마 보태려고 어머니에게 알바비에서 2만원을 뺀 나머지를 모두 다 드렸다.

  역시 7월에 ‘YES’ 속옷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한 이유진(영문학․1) 학우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벌고자 일을 시작했다. 알바 후, 그는 돈을 함부러 쓰기보다 신중하게 사용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많이 알게돼서 재밌네요” 그는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만큼 경험도 쌓고 좋단다. 

   또 동사무소에서 ‘환경개선부담금’ 매기는 일을 했다는 윤초롱(주거환경학․2) 학우. 그는 한 달 동안 번 알바 비를 가지고 친구들과 산청으로 여행을 갔단다. 또 과 특성상 ‘디자인’공부를 위해 컴퓨터 학원을 다닐 계획이며, 째즈도 배워볼 생각이란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일 특성상 200개 가게를 돌아다니며 상대한 어른들을 통해 힘든 사회 분위기를 익히고 화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익힌 것이다.

  이처럼 아르바이트는 돈쓰는 습관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일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경험과 분위기를 배울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우리 대학교 조형제(사회학) 교수는 알바 비를 알차게 쓰는 학우들에 대해 젊은이들이 점점 ‘합리적인 소비자’로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첫 번째 원인을 경기불황으로 꼽았고, 두 번째는 자기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취업이 어려운 이때, 돈을 모아 조금 더 원하는 물건, 더 나은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번 돈을 무조건 아껴서 쓰는 것보다 ‘계획적인 소비’를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쉽고, 자기 소비를 증가시키는 일을 선호하기보다는 직장체험 프로그램, 자원봉사 등 자기적성과 능력을 시험해보는 일을 권장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기 미래 진로를 결정짓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생생활교육원 심리상담원 윤은주씨는 사람들은 노력에 비해 댓가가 작을수록 거기에 의미를 크게 부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우들은 자신의 만족도를 높이고, 돈을 함부로 쓰기보다 아껴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우리 학우들이 흘린 땀이 돈이 아니라 자기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 더 값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