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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폰, 뭐가 문제인데?
작성자 울**** 작성일 2004-09-13 조회수 1555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지켜본 일 가운데 하나는, LG에서 출시한 MP3핸드폰에 대하여 반발하며 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의 주도로 일명 인기 가수들과 음반 제작자들이 벌이고 있는 시위입니다. 이들은 LG텔레콤이 불법음원이 재생 가능한 MP3폰을 음원저작권 단체들과 이동통신사, 핸드폰 업체들이 협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기습 출시하여, 겨우 정착되어가고 있는 유료 MP3 시장을 망가트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죠, 그들이 발표한 탄원서를 살펴보면 ‘음악산업의 근간’이 뒤흔들린다느니, ‘대기업의 막가파식 오만’이라느니 온통 자극적인 단어들로 뒤덮혀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LG텔레콤의 MP3폰 출시로 이 나라의 음반시장이 망해버릴 것만 같습니다.

아날로그적 시각과 디지털 시각의 충돌
  사실 누구나 알고 있듯 이 사건은 밥그릇 싸움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논쟁하는 가운데 ‘소비자’와 ‘저작권자’의 권리를 함부로 주장하며, 음반 시장을 논하며, 디지털산업과 문화를 함부로 재단하며, 심지어는 이용자들을 고발하겠다고 말하는 만행까지 서슴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음제협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저작권 보호장치가 걸리지 않은 음원을 MP3폰에서 재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권리 침해이며, 음원산업보호기금은 근본적인 저작권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MP3폰은 MP3 플레이어와 달리 훨씬 많이 팔려나갈 것이므로 그로 인한 저작권자의 피해는 지금보다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LGT 때문에 국가의 대외적인 신인도가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음제협의 시각 자체가 그리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과연 MP3의 등장과 사용자들간의 교환, 음반 시장의 침체 등이 저작권의 문제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일까요? 가까운 미국만 해도 온라인 음악 시장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는데 우리는 왜 이 모양인 것일까요? 문제를 잘못보고 있으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과연 이 문제가 저작권의 문제일까요? 만약 이 문제가 저작권의 문제가 아니라 아날로그적 시각과 디지털적 시각의 차이에서 오는 충돌이라면?
자신 있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저작권의 문제로만 보면 절대로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단순한 허풍이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 온라인 음악 시장은 지난 1999년 음반 기획사들에게 호되게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MP3 유료화서비스 박살 낸 장본인들
  최근 들어 MP3 저작권의 문제가 다시 제기된 배경에는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점점 늘어가는 음반 제작사들의 숫자(1995년 81개, 2003년 1,053개)에 비해서 음악 시장의 파이는 작아지고, 몇몇 대형 기획사들의 독점이 강화되면서 각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사실과, 다른 하나는 음악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믿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전체 음악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의 음악 시장은 그리 작아지지 않았습니다. 작아진 것은 오직 음반 시장입니다. 음반 시장이 3,500억~4,000억 규모에서 1,800억대 규모로 감소했을 뿐, 대신 음원 콘텐츠 시장(벨소리, 통화음,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1,800억 이상의 규모로 성장하여, 전체 음악 시장은 예년의 평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이 쓰는 돈은 똑같다는 거죠. 다만 음반 제작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작아졌을 뿐.

  그런데 음반 제작사들은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온라인 음악 시장 위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사람들의 불법 MP3 탓이라고 돌립니다.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지금 갑자기 MP3를 모조리 불법으로 규정하게 유통하지 못하게 한다면, 과연 음반 제작사들의 이익은 많이 늘어날까요? 장담컨대 전체 시장 규모는 10% 가량 클지는 몰라도 그 이상은 크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혜택은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는 코스닥에 등록한 4대 음반사에게만 집중될 것입니다.

  사실 음반 시장이 작아진 이유는 그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1,000개가 넘는 음반 제작사들을 통해서 어떤 가수가 데뷔하는지, 어떤 노래가 새로 만들어지는지, 관심이나 있으신가요? 1990년대 중반까지 엄청나게 성장한 음악 산업의 자양분을, 가수는 기획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중얼거리면서 10대 취향의 뻔한 댄스 그룹과 댄스 음악으로 말아먹은 사람들이 과연 누구일까요?

  예전에 가수 박진영씨가 TV토론에 나와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그런 가수들이 히트쳐서 기획사들이 돈을 좀 벌어야 언더그라운드의 가수들에게도 투자” 할 수 있는 거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1990년대 후반 HOT를 비롯한 댄스 가수들이 나름대로 떼돈을 벌고 있던 시점에, 겨우겨우 합법화 시켜놓은 라이브 클럽들과 거기서 노래하던 그룹들 줄줄이 나가떨어졌습니다. 그때 돈 벌던 사람들 가운데, 그들을 돌아본 사람이 누구 하나 있었습니까?

  게다가 1999년, 그때 PC통신에서 불법으로 업로드되던 MP3 파일들을 정식으로 등록하고, 저작권료 내면서 사람들에게 유료 서비스를 하던 시절, 겨우겨우 유료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확보하면서 700% 가까운 성장을 하던 시절, 그 MP3 유료 서비스를 박살낸 사람들이 바로 음반 제작자들의 모임인 ‘(사)한국연예제작자협회’였다는 사실을 나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정식으로 저작권 내던 사람들에게 그때까지의 계약을 무시하고, 모든 파일을 불법으로 몰아가고, 300% 가까운 이용료 인상을 요구하다가 결국 계약 자체를 폐기시켜버렸다죠? 그때 아마 그들의 횡포로 다른 저작인접권 단체들까지 권리행사를 할 수 없었다죠? 그리고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MP3 유료화 사업을 하려다가 이용자들이 메신저와 인터넷을 통한 MP3 공유로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역시 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저작권자들의 권리에 의해 유린되어버린 온라인 음악 시장. 당신들 때문에 어떤 이들은 투자했던 돈 다 날리면서 사업을 접고, 이용자들은 불법 이용자란 딱지가 붙여지는 길로 내몰렸는데.(불법 MP3 다운받는 사람들 욕하시는 분들도, 이것 하나는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이용자들이 무작정 공짜로만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는 것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라!
  결국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만든 음원을 예전처럼 자신들이 독점해서 사업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시대가 온라인 음악의 시대로 들어섰다는 것을 인정하며, 그 가운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MP3가 불법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댄들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용자들을 고소·고발한다고요? 고소·고발을 생각해낸 당사자들은 어디 가서 땅속에다가 머리 묻는 것이 나을 겁니다. 아니면 상도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시든지요. 당신들은 그들이 “고객”으로는 안보이고 “도둑놈”으로 밖에 안보이지요?

  당신들이 이용자를 도둑놈으로 생각할 때, 미국의 애플사는 아이튠 서비스를 통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며, 훌륭하게 온라인 시장을 안착화 시켰습니다. CD의 평균 가격이 19달러인 미국 음악 시장에서, 싸게 팔아도 13~14달러인 미국 음악 시장에서, 곡당 99센트, 앨범당에 8달러 정도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대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사람들은 공짜인 다운로드보다 저렴하고 편리한 다운로드 서비스를 더 선호했습니다. 그뿐인가요?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 싸이월드가 미니홈피 음악 아이템으로 팔아치우는 양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사실 음악 시장을 정말 “시장”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결과들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시장은 물건을 생산하는 사람과 유통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으로 구성되지 저작권자 혼자서 권리를 주장하는 시장이 아니거든요.
온라인 음악 시장이 기존의 오프라인 음악 시장과 확실히 구별되는 특징은, 편리함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서로 느낌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싸이월드의 성공 이유). 굳이 CD를 사러 이리저리 발품 팔 필요없이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 손쉽게 다운 받아서 손쉽게 가지고 다니며 듣고 싶어 합니다(아이튠 서비스의 성공 이유).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불안한 마음이 없는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합니다(이건 소리바다 같은 P2P 사이트에 대항해서 아이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그런데도 한국의 음반 제작사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들에게 이제껏 불법적으로 서비스 해왔다고 수 억원이 넘는 피해 보상금을 요구하고, 통합 협상을 할 수 있는 저작권 단체를 만들려고 했더니 가장 힘있는 제작사들은 쏙 빠지고, 그들은 자기들끼리 자기들 음악만 서비스하는 사이트 만들어서 자신들의 음원을 또다시 독점하려고 하고. 그래놓고서는 또 MP3 휴대폰이랑 MP3 플레이어들을 불법으로 몰아서 못쓰게 만들 생각만 잔뜩 하고 있으니 이런,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는 느낌은, 무엇일까요?

 

결국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만든 음원을 예전처럼 자신들이 독점해서 사업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시대가 온라인 음악의 시대로 들어섰다는 것을 인정하며,
그 가운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MP3가 불법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댄들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용자들을 고소·고발한다고요? 고소·고발을 생각해낸 당사자들은 어디 가서 땅속에다가 머리 묻는 것이 나을 겁니다. 아니면 상도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시든지요. 당신들은 그들이 “고객”으로는 안보이고 “도둑놈”으로 밖에 안보이지요?

 

                                   이요훈 _ 민예총 웹미디어 팀장

 

이 기사는 컬쳐뉴스에 게재된 것입니다.

                                                           2004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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