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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투표는 역사적 의무이다
작성자 울**** 작성일 2004-04-12 조회수 2716

  4.15총선을 앞두고 대학생 단체들의 선거참여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국의 많은 대학 학생회들이 참여한 ‘2004 총선대학생연대’의 대학 내 부재자투표소 설치운동이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경우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각종 선거에서 나이든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로 나타났다. 그래서 최근의 선거에서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는 중대한 요인이 되었고 그 선거결과는 전반적인 보수화, 노령화 경향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은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는 않다. 사회가 이미 상당히 민주화되어 과거처럼 독재타도와 같은 선명한 쟁점이 없어진데다 그들이 심각한 취업난과 청년실업의 문제에 가위눌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의 정치가 온갖 부패와 비리로 얼룩져왔다는 점 역시 이들이 정치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날의 제아무리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라 하더라도 바로 그 정치가 대학생 자신들이 먹고사는 문제와도 직결되어있다는 점이다. 16대 국회의원들 다수가 보여준 국민을 아랑곳하지 않는 몰염치한 행태를 볼 때, 청년실업의 해결을 위한 이들의 진지한 노력은 기대난망이었다고 판단된다. 이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지난 선거에서 이들을 선택한 국민, 그리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선택되게 방관한 대학생들에게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해’서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게 되어있다. 국민이 적극 참정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위한 정치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서구 민주주의의 역사는 모든 사람들의 선거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영국의 차티스트운동에서 민중이 선거권을 얻기 위해 투쟁한 주된 목적은 자신의 경제생활을 보호받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경제와 정치가 결코 분리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만큼 선거권을 독점한 지배계급은 보통선거권의 요구를 가장 불온하고 과격한 것으로 보고 가혹하게 탄압했다. 보통선거권은 민중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투쟁의 소중한 산물이다. 따라서 투표에 참여하는 일은 자신의 진정한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일 뿐만 아니라 보통선거권의 확보를 위해 희생된 순교자들에 대한 역사적 의무이기도 하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유권자들은 그 후보가 그 후보라 찍을 사람이 없다는 현실적으로 수긍이 가는 이유를 말한다. 후보자들 사이의 선명한 차이를 발견하고 쉽게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선거구에 사는 유권자들이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선거의 역사에서 현명한 유권자들은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도토리도 줄을 세워놓고 면밀하게 재어보면 키에 차이가 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상당히 성가신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유권자들이 반드시 해야 할 몫이고 지성인이라는 대학생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