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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탄핵의 배후
작성자 울**** 작성일 2004-03-22 조회수 2787

  상식적으로만 볼 때 탄핵이 강행된 이유는 대통령의 우리당 지지발언이라고 하는 미명을 빌미로 한 수구야당의 추악한 정권욕이다.

 

  하지만 70% 이상의 유권자가 탄핵의 대가는 곧 야당의 정치적 죽음임을 통계적으로 선언하였음에도 탄핵이 강행되었다. 그렇다면 잘 드러나지 않는 본질적 사연이 있었던 셈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 전반을 구악 체제로 복귀시키자는 데에 있다. 화해와 평화, 통일을 다시 냉전과 분단으로, 민주를 다시 잔혹한 독재로, 민족자주를 다시 친미노예주의로 환원시키자는 데에 그 본질이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오랜 수구독재당이요 친미노예당인 한나라당의 정략은 이번 탄핵만에 머무르지 않는다. 제 2, 3의 쿠데타가 예정되어 있다. 아닌 척 하고 있지만 그들의 시나리오에는 먼저는 흥분한 국민들을 애써 달래는 사탕전술이 들어 있다. 그에 이어 목전의 총선을 연기하는 일이며, 헌법을 전격 교체하는 일, 또한 헌법재판관을 매수하여 탄핵확정을 내리게 하며, 마침내 전반적인 정세를 다시 박정희, 전두환 시절로 되돌리는 일이다. 

 

  미국 정부의 반응은 적어도 겉으로는 오불관언식이다. 정말 한미관계에 지장이 없으며 탄핵정국과 그들의 이해관계에는 연관이 없는 걸까.

 

  김대중은 햇볕정책으로 하여 미국에게 디스 맨이라는 볼따귀를 얻어맞았다. 노무현은 후보시절 일방적 친미를 사절하겠다는 호기를 부리다가 촛불시위의 도움으로 역전 간신히 당선되곤 바로 미국으로 호출당했다. 그 자리에서 친미노예를 맹약했으며 이라크파병, FTA 등으로 약속을 이행했다. 

 

  한편으론 노무현은 역대 노예정권의 관행과 서로 다른 모습도 보여 주었다. 친미사대적 체질에 젖은 외무장관이나 주미참사관의 교체, 또는 일부 자주적 참모진의 배치가 그런 예다. 그런 일은 미국에게는 사뭇 껄끄러운 것이다. 생각해보라. 한민족의 운명적 고비마다, 이를테면 분단이며 김구, 여운형 암살, 5.16과 광주 학살 등등의 굴곡마다 깊이 연루된 미국에게 노무현, 아니 민족자주와 민주주의의 닻을 올린 코리아가 껄끄럽지 않았겠는가.

 

  요컨대 미국은 여중생의 촛불 이후 남한 통치전략을 상당히 수정하였다. 이제 청와대보다 친미노예들이 압도적 다수를 이룬 한국국회를 주목한 것이다. 상식적인 사람들은 비상식적인 쿠데타의 배후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은밀하고 치밀한 공작의 구체적 물증은 훗날에만 드러난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확정 등 일련의 쿠데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친미수구노예들의 정국주도와 연관된 미국의 이해관계는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다. 미국무성 성명의 본질은 한나라당의 정국주도가 한미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에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쿠데타가 미국의 대한반도 국익 관철에 완벽히 복종될 거라는 회심의 미소에 있음에 틀림없는 것이다. 남한 정치사를 돌이켜 볼 때 이번 사변은 분명 합법을 빙자한 은밀한 국제전이다.

 

  일련의 쿠데타를 저지하고 순리적 정치일정을 진행할 열쇠는 오직 정파적 차이를 초월한 전국민적 각성과 단결일 뿐이다. 지금 급선무는 잠들지 않는 촛불의 노도밖에 없다. 4.19나 6.29, 6.15의 역사, 효순이 미선이, 심지어 월드컵마저도 애국어린 전국민의 각성과 일치된 함성, 또 가열찬 표현이 일궈낸 역사가 아니었던가.

 

 

본 글은 <울산대신문사> 청탁으로 우리 대학교 교수들의 글로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