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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의 ‘트럼보 숙청하기’
작성자 김** 작성일 2016-06-06 조회수 573

빨갱이’, ‘공산주의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항상 부정적인 이미지다. 우리나라뿐이 아니었다. 자유주의의 본고장 미국은 더했다. ‘빨갱이’, ‘공산주의라는 단어는 미국에서도 항상 부정적인 단어였다. <트럼보>라는 영화는 공산주의를 한창 탄압하던 미국에서 활동했던 실존인물 돌턴 트럼보의 전기 영화다.

트럼보는 이름만 있는 작가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트럼보는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천재 작가였다. 그의 영화는 대박을 치며 수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 돈은 유명배우, 감독에게만 돌아간다. 트럼보는 함께 일하는 노동자, 단역배우들도 많은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할리우드의 인권향상을 위해 시위에 주도하게 된다. 그는 공산주의로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당시 미국은 냉전시기였고 많은 공산주의자들이 감옥에 잡혀 들어갔다. 트럼보는 할리우드에서 영구 제명되고 그와 함께 운동했던 자들을 미국은 할리우드 텐(10)이라 부르며 조사를 받게 한다. 그들은 증언을 거부하고 의회모독죄로 결국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꿈 꾼 죄로 감옥에 간 것이다. 당시 최고의 자유국가인 미국에서 신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모순 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트럼보>에서 정부가 트럼보와 그와 신념이 같은 자를 탄압하는 모습을 보며 정부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은 고통을 받으며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며 산다. 트럼보는 그때부터 가명을 쓰며 활동을 했다. 미국의 트럼보에 대한 신념 탄압도 그의 창작능력은 막지 못했다. 트럼보는 가명을 쓰며 활동하는 동안 2번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반미활동조사위원회가 트럼보를 의회에 세운 이유는 그의 공산주의 사상이 미국을 망친다고 판단해서다. 이 생각은 반미활동조사위원회의 생각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본다는 발상이 어이없는 것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이 영화의 사건을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입하여 생각 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담은 <다이빙벨>이라는 영화를 상영해서 정치적 중립을 어겨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 영화 속 트럼보가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꿨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 것과 너무 비슷하다. 부산광역시 서병수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탄압했다. <다이빙벨>은 우리의 다양한 생각의 한 관점을 보여준 영화다. 오히려 다양한 관점을 탄압한 서병수 시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닐까. 물론 <다이빙벨>이라는 영화가 완벽한 영화라는 것은 아니다. 몇몇 사람들과 평론가들이 <다이빙벨>을 정당한 작품성으로 비판한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서병수 시장은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신념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영화제를 탄압했다.

  미국에서 부끄러운 역사로 평가 받는 70년 전의 일들이 지금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영화를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 있을 뿐,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나쁜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지훈 기자 gns3150@mail.ul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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