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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마음에 들지 않는 겁니까
작성자 김** 작성일 2015-04-09 조회수 1011

국장칼럼 - 누구 마음에 들지 않는 겁니까

 

'언니 저 마음에 안들죠?' 지난주, 이 말을 안 들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연예인 선후배 간의 말다툼 상황이 영상으로 퍼지며 많은 논란을 낳았다. 유명 연예인들의 사적인 모습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기발한 패러디물이 마구 쏟아졌다. 영상 공개 이후 논란의 중심은 누구의 잘못이냐는 것이었다. 이해 당사자들이 한 이야기들을 분석하고 누가 더 잘못했는지 이야기했다. 언쟁을 두고 '여자의 언어''남자의 언어'로 친절히 바꿔 설명해주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졌다.

중요한 점은 영상이 나오기 전 상황만이 알려졌을 땐 상황이 달랐다는 것이다. 욕을 한 선배를 비방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그럴 줄 알았다'라는 듯한 댓글도 쏟아졌다. 성격 파탄자로 낙인 찍힌 선배는 기어이 모든 일들을 그만두고 말았다. 그런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여론이 바뀌었다. 성격 파탄자였던 선배가 '너 어디서 반말이니'라고 공격적으로 말했는지 이해하겠다는 동정론이 고개를 들었다.

좀 지나치다 싶다. 아무리 연예인이라 해도 정말 사소한 다툼이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선후배 간의 분쟁이었고 그들만이 다시 풀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기사화됐고 사람들은 마녀사냥을 시작했다. 물론 욕을 했다는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분명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한 번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남이 나에게 간섭하고 욕하는 것은 싫어하면서 우리는 왜 우리 기준으로 섣불리 판단하는 걸까.

다시 여론은 분쟁을 유발한 후배를 욕하고 있다. 일주일 전에 했던 것과 정반대로 말이다. 정의의 사도처럼 문제를 일으킨 후배의 태도를 지적하고 '판결'한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선배가 그랬듯 후배도 모든 일을 그만두며 자숙을 시간을 갖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문제의 해결인가. 문제의 본질이 망각되고 있다. 본질은 선후배 사이의 갈등이었고 그것이 해결되는 방법은 둘이 대화를 통해 화해하는 것이다. 유치원생도 알 법한 다툼 뒤 화해에 대한 방법을 우리는 잊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 차례씩 공식입장을 전하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진정한 사과는 아닌 것 같다. 여론의 뭇매에 등 떠밀려 진정한 사과 대신 핑계가 가득한 사과장을 누가 진심으로 받아들이겠는가.

사실 이런 주제로 긴 글을 써야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묻고 싶었다. 무엇이 남았는지를. 우리가 그토록 비판했던 둘의 사과 아닌 사과 과정을 보고 마음이 편해졌는지를. 사소한 사건이 순식간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선과 악의 역할을 나누는 모습에 오히려 섬뜩하지는 않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