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돋보기>428호 | |||||
작성자 | 편** | 작성일 | 2010-03-18 | 조회수 | 5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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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힙합음악 때문에 옆 건물에 있던 발레리나는 연습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계속해서 발레연습에 방해를 받자 발레리나는 비보이를 찾아가 항의를 하면서 비보이와 발레리나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렇게 해서 만나게 된 그들은 결국 사랑에 빠진다. 비보이에게 빠진 발레리나는 발레에 싫증을 느끼고 비보이가 추는 춤에 매력을 느낀다. 그녀는 비보이 춤을 배우기 시작하고 결국 멋진 댄서가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고전적인 발레와 현대적인 힙합이 충돌하면서 서로 어우러지고 동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발레리나와 비보이의 동화를 통해 세대간, 계층 간의 갈등의 폭을 완화하고자 만들어졌다. 이러한 주제를 댄스와 음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노래와 춤, 대사를 중점으로 하는 뮤지컬이 아닌 여러 복합적인 장르가 혼합된 댄스컬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극이다. 연기와 노래에 치중된 뮤지컬과 달리 댄스에 중점을 둔 것이다. 아마 댄스컬이라고 하면 몇 명의 사람들은 가치가 없는 공연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할 만한 이유가 대부분의 댄스컬은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에 보게 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더욱 더 그랬던 것이 비보이란 제목으로 내용을 구성하였기 때문에 춤에 더 많은 비중을 둔 것은 사실이다. 각 연극의 장마다 세련되고 현란한 춤 덕분에 눈이 즐겁긴 했지만 발레리나가 춤을 통해 비보이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많이 생략됐다. 스토리 구성면에서 아쉬웠지만 비보이들의 실력은 높이 살만 했다. 지하 2층에 설치된 좁은 무대 위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보여줬다. 우리들은 그들에게서 땀이 담긴 열정을 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보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길거리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정신없는 음악에 맞춰 머리를 땅에 대고 빙빙 도는 춤을 추는 그들을 무시하며 날라리 취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비보이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비보이 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4년 연속 우승컵을 휩쓸면서 그들을 인정하면서 비보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비보이들은 이제 길거리 무대를 넘어 세계를 무대삼아 우리나라를 알리고 있다. 공연을 보는 내내 비보이들의 춤사위에 동화되어 박수치고 환호성 보내며 마치 콘서트를 관람한 듯 즐거웠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의 즐거움을 맛보고 온 것으로 만족한다. 앞으로도 댄스컬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연극이 제작되고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현재권(전기전자정보시스템공학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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