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는 어미 칠면조에게 자동적인 행동을 유발하게 하여 어미 노릇을 하게 한다. 인간에게도 이러한 동물의 자동적인 행동이 일어나게 해 사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그 대답을 알고 싶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 바로 「설득의 심리학」 이다.
1994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앞 중고 책 가게를 어슬렁거리다 경영대학원 교재로 이 책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책 제목(‘The Influence’)이 끌어당기는 묘한 마력과 구체적이며 흥미 있는 내용이 나를 책에 깊이 빠지게 했다. 이후 귀국하여 이러한 책이 번역되어 국내에서도 읽히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내 번역본이 「설득의 심리학」 이란 이름으로 나왔고, 작년에는 「설득의 심리학2」도 출판되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방법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독자를 사로잡는다.
우리 사회는 그간 대중을 설득할 때 일방 통행식 지시, 명령, 강압에 의존해 왔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상대방을 설득하고, 대중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대중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도움이 될만한 유익한 팁들도 담겨있다. 세일즈맨, 사이비 종교전도사, 자선기금 조성자, 광고업자 등 설득전문가에게 ‘봉’이 되는 자동승낙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설득의 심리와 관련해서 6가지 설득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다른 이의 호의에 나도 호의로 보답해야 한다는‘상호성의 법칙’. 둘째, 6. 25때 미군 포로를 세뇌한 중국의 프로그램에 이용된‘일관성의 법칙’. 셋째, 코미디에서 가짜 웃음을 들려주는 이유인‘사회적 증거의 법칙’. 넷째, 판매에 널리 이용되는‘호감의 법칙’. 다섯째, 권위에 맹종하는 밀그램 실험을 보여주는‘권위의 법칙’. 여섯째,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는‘희귀성의 법칙’을 보여주고 있다.
“왜 나는 타인의 꾀임에 쉽게 넘어 가는가” 혹은 “나는 왜 항상 다른 사람의 봉이 되는가”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은 지금 당장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더불어 대중의 심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사람은 ‘사회 심리’을 더 찾아보아야 한다. 이때,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 동시에 오랜 세월 형성된 자동적 행동의 담지자임을 알게 될 것이다.
김연민 (신업정보경영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