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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생회 선거, 여전히 이념과 정책이 중요하다
작성자 편** 작성일 2008-11-21 조회수 1180

  학생회 선거철이다. 선거문화가 비방이나 금력 등에 휘둘리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우선 이상과 정열과 패기로 넘쳐흘러야 할 대학의 선거에서까지 그런 걱정을 해야 하는 사실이 서글프다. 하지만 존재하는 현실을 모른체하거나 공론화를 금기시하는 것도 열린사회, 민주사회의 지성인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과거 학생운동이 과도하게 정치화되었던 시대에는, 심지어 군부마저 시민사회를 이끌 의무가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기성세대의 교육이나 문화수준이 낙후되고 사회계급들이 미분화되어 있어서, 사회 전체에 미치는 학생집단의 역할이 다대하였다. 그런 만큼 학생운동의 이념적 지향도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학생들이 국가와 사회의 온 운명을 책임질 듯이 학생집단간에 치열한 이념논쟁이 벌어지곤 했다. 그러나 학생집단이나 학생운동이 전체 사회나 국가의 진로를 걱정하고 개입하던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학생운동에는 아무런 이념이나 정책적 지향이 불필요한 것일까? 무원칙하게 ‘실용적’ 언행과 대처만으로 족한 것일까? 결코 그렇게 보아서는 안 된다.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무원칙과 임기응변에만 의존하는 정치세력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그들이 끼치는 드넓은 민폐를 우리는 분명히 보고 있지 않은가. 비록 과거처럼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학생운동에 개입시킬 필요는 없을지라도, 오늘날 학생들의 삶과 학생운동의 방식이 어디를 향하여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근원적인 지점부터 철저히 고민하고 그 결과물로써 선거운동의 공약과 학생운동의 정책들을 빚어내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열심히 공부한 자만이 학생운동에 뛰어들 자격이 있다. 이 사회와 역사의 방향과 진로라든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열렬히 공부하고 학습한 자만이 그런 근원적 고민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알아야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점은 앞으로 학생운동에 관심을 두고 있는 저학년 학생들도 미리 유념해 두었으면 한다.


  오늘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는 학생들에게 과연 그런 치열한 고민과 고통들이 있었는가? 그 열병을 겪고서도 자신이 학생운동에 투신해야 할 이유를 여전히 찾을 수 있었다면 뛰어들어도 좋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열정을 불살라야 할 것이다. 다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인간에게 윤리와 규범이 있다는 것은 인간이 행하는 어떤 일에도 반드시 가려야 할 수단과 방법이 있다는 뜻이다. 써서는 결코 안 될 방법을 써서라도 타인과 경쟁하려 한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