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은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 중단과 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을 구속 수사해 입방아에 올랐다.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자유의 표현을 넘어서고 광고주, 언론사의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미국의 판례에서는 비록 소비자에 의한 광고주 불매운동이 방송업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파괴적이고 불법적인 시도일수도 있으나, 최근에는 그런 불매운동을 합법적 권리로 보호하고 있다.
‘이정도면 지레 겁먹어서 그만두겠지’라는 생각아래 이번 구속수사를 펼친 검찰 앞에 나타난 풍경은 사뭇 다르다. 네티즌들은 위축되기는커녕 ‘나도 잡아가라!’며 범국민적 운동을 전개하고 불매운동을 주도했던 인터넷카페는 언론운동단체를 공식 출범했다.
한편 국방부에서는 ‘불온서적 23권’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불온서적에 대해 대한민국의 누구도 ‘불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군인들이라고 해서 2년을 첩첩산중의 부대에 있어 사회와 단절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도 하고 휴가를 즐기면서 언제든 그 책들을 읽을 수 있다. 국민 모두가 국방부의 발표에 코웃음 치는 사이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yes24는 국방부의 책 선정에 힘입어 메인에 당당하게 ‘불온서적’을 소개했다.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구입한 사람들로 인해 많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말 불온한 서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 정부, 국방부에게 밉보인 책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이렇게 불온서적으로 지정된 책들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 만큼 온라인으로 책을 구입하는 네티즌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네티즌의 힘은 다음아고라,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에도 미쳤고 결국은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까지 확산된 것이다. 온라인 뉴스 포털사이트의 힘이 커진 만큼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 즉 네티즌의 영향력도 커졌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사실상 지면 신문의 영향력은 많이 감소했다. 대신 그 영향력은 온라인 포털사이트로 이동했다. 조중동 지면에 실린 광고에 대한 불매운동은 네티즌의 작은 승리다.
이를 지속적이고 끈질기게 이끌어간다면 진실을 전하는 신문이 구독률 1위로 우뚝 올라서고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책들이 적극 권장되는 진정한 ‘네티즌 승리’의 시대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박 다 영 편집국장 (정치외교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