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열정, 패기’로 표현되는 대학생들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져 ‘문화’를 즐기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즐기는 순간이 바로 대동제다. 학내에서 열리는 행사 중 학우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다이나믹 페스티벌’이라는 이름 아래 4일간 열린 대동제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학우 75%, ‘불만족’ 평가
이번 대동제에 대한 학우들의 평가는 어떨까. 대동제 이후 우리 대학교 홈페이지에서 1037명의 학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동제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48%의 학우가 ‘아주 불만족’이라 답했다. 이어 ‘불만족’이 27%, ‘보통’이 20%였다. 70%가 넘는 학우가 이번 대동제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두 번째, 대동제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38%의 학우가 ‘대동제 행사의 확대’. 23%가 ‘학우들의 참여’를 꼽았다. 이어 23%가 ‘술문화 축소’였다. 이외에도 주막촌 행사 개선,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마련, 동아리 공연 확대가 있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학우들은 이번 대동제에 대해 불만 섞인 목소리를 토로했다. 변정선(경영학ㆍ3) 학우는 “작년보다 낮에 하는 행사도 부족했고 밤에 주촌에서 술 마시는 것 이외에는 별 행사가 없었다”며 “대동제에 참가했다는 기분이 들기보단 멀리서 구경만 하고 동떨어진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지역주민과 함께’ 취지도 못살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전야제, 종야제 등 밤에 열리는 행사에만 집중해 학우들의 유동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징탑과 체육관 주변에 먹거리를 판매하는 과, 동아리의 좌판이나 작은 행사가 있을 뿐 학우들이 참여하거나 즐길 수 있는 행사는 부족했다. 박현호(국문학ㆍ3) 학우는 “대부분의 행사가 밤에 집중돼 중간에는 즐길거리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울산시티투어 옹기체험’의 경우에는 홍보가 잘못돼 날짜가 변경되면서 미리 신청했던 학우가 참여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또 20일에 예정됐던 ‘스타킹’행사는 당일에 별다른 이야기 없이 취소됐다.
또한 전반적인 대동제가 저녁에 열리는 ‘주촌’이 중심이 되면서 ‘주객전도’ 됐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주촌 마다 손님을 잡기 위한 호객행위가 너무 심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있었다. 박보람(사회학ㆍ3) 학우는 “주촌에서 강제적인 호객 행위 때문에 억지로 술을 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대동제 기간 내내 상징탑에서 열린 주류 판촉행사 등의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은주(아동가정복지학ㆍ3) 학우는 “대낮부터 상징탑에서 주류 판촉 행사를 하고 밤에는 주촌 호객행위에 술 먹고 싸움하는 사람들까지 보여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라는 취지도 100% 살리지 못했다. 대동제 행사를 지켜본 지역주민 대부분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타이틀에 비해서는 행사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했다. 또 가수들이 등장하는 행사는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지만 가수가 나올 때 몰려들었던 학우들이 퇴장과 동시에 우르르 빠져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곳에서 발생한 무질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학우와 ‘통’하는 대학축제다운 장으로
이번 대동제는 학우들을 한데 묶어내고 이를 넘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 준비해 왔다. 하지만 막상 그 결과는 ‘허물어지지 않은 담장’이 돼버렸다. 대동제 속에서 함께 해야 할 학우들은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고 지역주민들 또한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들어 대학가의 대동제는 하나 되는 의미를 많이 강조하던 이전과 달리 보통의 대중문화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대학축제만의 변별성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대동제가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대학의 주인인 학우가 대동제에 녹아들어 ‘함께’ 즐기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