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자화상>미친소에 국민도 미치겠다
작성자 박** 작성일 2008-05-15 조회수 4014

  하나. 필자는 인터넷을 즐겨하는 ‘네티즌’으로 인터넷 게시판을 자주 본다. 연예인 사진과 일상에서 있었던 재밌는 일, 고민들을 담아내는 그 공간에 어느 날 부턴가 ‘광우병’ 이야기로 뒤덮였다. 소녀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스타의 사진에도,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하는 여자 연예인 사진에도 같은 댓글이 달렸다. 바로 ‘미친 소가 들어온다’라는 한 문장.


  둘. 지난 4월 29일에 방영된 PD수첩의 여파는 엄청났다. 모든 네티즌들이 ‘광우병’문제로 들고 일어났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쇠고기 수입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나 둘 모인 곳은 촛불 집회 현장이었다. 이는 누가 시키지도 선동하지도 않은 일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한 어린 아이들도, 학교 급식을 먹을 중·고등학생들도 함께 했다. 촛불 집회에 모인 국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외친 것은 ‘삶의 보장’이었다. 국민들의 분노가 모인 자리가 바로 그 곳이었다.


  셋. 미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두고 개탄하는 시민들을 만났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도대체 왜 수입을 하려는 건가요?”.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받지 못하고 모든 규제를 푼 채 그저 수입만 하겠다는 정부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들이 이 문제를 언급하기 전까지는 묵묵하게 입을 다문 채 모르쇠로 일관하던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늦게서야 파악하고 허겁지겁 해명을 하는 청문회를 열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청문회가 끝나자 여당은 쇠고기 청문회를 통해 ‘모든 의혹은 해소됐다’고 말했지만 국민들에게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신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넷. 정부와 여당은 이제 언론까지 통제하려 들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광우병이나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댓글들이 삭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지금이 5공 시대냐’며 더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광우병의 실체를 온 나라에 알렸던 PD수첩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악의적인 보도로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조성하고 정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죄목이다.


  그 사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4.5%로 집권초기의 반 토막이 돼버렸다. 집권 3개월 만에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크고 작은 일이 터지는 가운데, 서민들의 가슴을 울리는 정책들만 내놓는 현 정부를 보며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광우병 위험 미 쇠고기 수입에 이어 의료보험 민영화, 수도 민영화, 한반도 대운하까지 국민들의 몰매를 맞을 정책들이 아직도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 이후는 소비자의 선택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말들을 매번 해왔다.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 않냐’는 식의 무책임한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서 필자는 현재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다.


박 다 영  편집국장 (정치외교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