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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등록금의 오만과 대학생의 편견
작성자 박** 작성일 2008-04-10 조회수 3783

  하나.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신문사는 운동권이야, 비권이야?”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필자는 늘 얼버무리는 대답을 했다. “이도 저도 아닌 것 같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시 되물었다. “운동권과 비권의 차이는 뭐야?”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권을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라 규정지었다. 극단적인 표현을 하자면 ‘투쟁’이고 아니면 ‘집회’.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집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운동권이다.


  둘. 얼마전 총학생회가 울산과기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울산광역시에 항의하기 위해 시청에서 집회를 가졌다. 울산과기대가 개교함에 따라 사립대인 우리 대학교는 시 차원의 지원이 미비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계속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우리 대학교 학우들의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이는 모든 학우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하나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 수단으로는 ‘집회’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이번 총학생회는 소위 ‘운동권’인가? 모든 학우들은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총학생회가 비권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셋. 3월 28일, 서울 시청에서는 등록금 집회가 열렸다. 전국의 대학생, 특히 국립대ㆍ교대 생들이 많이 모인 자리였다. 가까운 부산대, 부산교대만 해도 몇 백명의 학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등록금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선가? 아니면 다들 ‘운동권’이기 때문인가?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와 직결되는 ‘국립대 법인화’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것 뿐이다. 등록금 문제보다 좀 더 피부에 와닿는 생존권의 문제와도 같기 때문이다. 또 이번 집회에서는 집권여당을 제외한 모든 당들의 지지선언도 이끌어냈다. ‘이기적이다’는 여론을 듣는 여타 집회와 달리 등록금 문제는 사회 모두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운동권=집회’라는 유효하지 않은 식을 대입한다. 집회는 운동권만의 것, 그리고 등록금 문제는 나와는 상관있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운동권’, ‘비권’에 사로잡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집회를 그저 방관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일까?


  집회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쌍팔년도 식의 운동권과 비권을 규정짓는 잣대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앞에 놓인 절박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연결고리로 인식해야 한다.


박 다 영  편집국장 (정치외교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