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각국의 정상들이 중국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불참발표에 이어 미국 하원에서도 미국 부시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제안되기에 이르렀다. 세계 곳곳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나 아예 올림픽 자체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군대를 동원해서 티베트에서 일어난 분리독립운동에 대해 유혈강제진압한데 대한 항의가 거세게 세계로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올림픽거부로까지는 이르지 않을 전망이지만 이번 유혈진압사태는 올림픽까지 두고두고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제 미국의 초강권력에 맞서는 국가로까지 올라서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들을 안고 있는 국가인 것도 사실이다. 공산당 일당독재의 정치상황,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한 지역간, 계층간의 격차와 위화감, 대만과의 관계 외에도 항상 분리독립을 꾀하는 55개나 되는 소수민족의 문제 등이 해소되기 힘든 중국의 내부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 중 티베트는 소수민족 중에서도 가장 첨예하게 중국을 괴롭혀 온 존재였다. 중국으로서는 티베트에서 양보할 경우 위구르, 내몽골뿐 아니라 동북 지역의 조선족까지 분리독립 움직임의 확산을 저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고 그 결과 중국의 와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국의 통일성에 대한 심각한 타격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티베트는 역사적, 민족적, 종교적으로 독립된 국가의식이 강한 민족이었는데 중국이 우리나라 6ㆍ25 전쟁 중에 침공하여 중국에 합병시켜 버렸다. 종교지도자 달라이라마는 외국으로 망명하여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지금도 독립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티베트 내부에서도 독립운동의 시도는 이미 여러 차례 일어났으나 그때마다 중국 당국의 강경대응으로 진압된 바 있다. 이번에도 중국은 강경대응으로 최소한 10여명에서 80여명에 이르기까지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올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사태를 평화적 방법이 아닌 무력진압의 방법을 택함으로써 평화와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올림픽의 전야를 피로 물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자신들의 문제를 평화적이고 문명국가답게 해결하는 방법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같다.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세계최강국의 하나로 군림하고 있고 세계의 지도적 국가의 하나로 세계무대에 나서려면 그에 걸맞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국내의 정치적 반대세력의 도전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느냐 하는 것이 그 국가의 집권세력의 수준과 능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행사를 통해 세계에 대해 자신의 힘과 국격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티베트사태에서 보여준 중국의 대응은 실망을 넘어서 세계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었다. 중국은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정신에 걸맞게 티베트사태를 관용의 정신으로 해결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