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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중요하지 않아요. 마음을 열어요
작성자 임** 작성일 2008-03-20 조회수 3509

  얼마 전 종영된 ‘황금신부’ 드라마에서는 베트남 여성이 한국에 시집와서 겪는 이야기를 다뤄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뿐만 아니라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 ‘러브인 아시아’ 등도 다문화가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이주여성과 외국인 노동자들은 전체 국민이 10%를 차지할 정도다. 더 이상 단일 민족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이란, 국제결혼이나 입양 등에 의해 가족 구성원 사이에 여러 문화가 존재하게 되는 가정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필리핀이나 베트남 여성이 결혼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그 나라의 문화가 함께 가정 속에 공존해 다문화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최근 몇 년동안 결혼하지 못한 남성의 수요 급증ㆍ외국인 노동자의 한국이주 증가 등으로 다문화 가정이 급속히 증가했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이주여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따가운 시선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라고 말한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백인이 아닌 다른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 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지만 한국남성이 이주여성들과 제대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경우가 50%라고 한다. 며칠전 경산에서 가족들의 핍박과 멸시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한 베트남 신부 란씨처럼 이주여성들은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이주노동자센터는 “이런 이주여성들이 많지만 개인적인 가정문제로 생각해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가정폭력을 염려해 베트남 여성 중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이주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에 대한 차별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인들은 혼혈을 외국인으로 치부해 한 핏줄로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런 한국사회의 편견으로 따돌림을 당하면서 심리적 고립감, 정서적 소외감을 경험하게 돼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이주여성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의사소통문제다. 한국어 수업을 개인적으로 수강하게 되면 값이 비싸기 때문에 많은 이주여성들이 사회복지관을 찾고 있다. 사회복지관에서는 한국어교실 뿐 아니라 이주여성이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는 교육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실은 북구호계사회복지관,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울산에 있는 대다수의 사회복지관에서 받을 수 있다.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회비는 무료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온지 한달 정도 된 레티항(27) 씨는 집으로 방문하는 한국어교실과 육아수업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이주여성들이 더 다양하고 폭넓은 혜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어교실 담당자는 “이주노동자나 이주여성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차별과 박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선 한국어로 의사표현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구호계사회복지관에는 이주여성을 위한 부부동반모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문화가정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외국인과 혼혈을 색안경을 낀채 바라본다. 우리 사회에서 혼혈이란 용어를 바꾸는 소극적이고 단순한 일부터 시작해 사회복지에 대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정부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하고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지원 대책과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 가정은 우리에게 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의 이야기다. 우리보다 조금은 까만 피부색을 가진 아이들, 서툰 한국어를 구사하며 해맑게 웃는 베트남 아가씨도 이제 우리와 한 가족이다. 이제는 넓은 마음으로 그들을 받아드릴 준비를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