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보름정도 앞두고 대학가가 떠들썩하다. 지난달 28일, 전국 42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단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방에 이 사실이 핫이슈로 떠올라 수많은 누리꾼들이 갑론을박 중이다. 대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원칙과 원리에 따른 정치참여라기 보다는 ‘정치판 줄대기식’이라는 비난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한 학교를 대표하는 ‘총학생회장’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난을 받는 듯하다. 혹자는 지지대상이 이명박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였다면 이 정도의 비난은 아니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는 누군가가 개인적인 자격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정치적 지향’이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일 뿐이지 이러한 행동 자체가 나쁜 것으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총학생회장이란, 학우들의 요구를 받아안고 실천하는 자리인만큼 학우들과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 지지선언에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도 포함돼 있어 학우들과 동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에 2008 총학생회 선거 개표를 마친 후 만나본 결과, 총학생회 권순용 회장에게서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지지선언에 참여했던 전국 42개 대학교 총학생회 중 몇몇은 ‘지지선언’ 자체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에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한 이들은 한나라당 측의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정당으로 손꼽히는 한나라당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내용에서 참여단위에 대한 확인절차조차 거치지 않았을까? 만약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는 정권교체에 눈이 먼 한나라당의 얄팍한 수작이다. 또 정작 평소에는 대학생 유권자들의 고민이나 삶에 귀기울이지 않다가 이들의 표심이 필요한 선거철만되면 이러한 물밑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대학생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확인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시치미를 떼는 것이라면 이번 문제가 순탄하게 정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문제의 중심에 있는 이들이 먼저 나서서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 와중에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를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이유로 터부시하는 의식. 필자는 이러한 금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학과공부와 취업준비에만 매진하는 것이 ‘학생다운’ 것은 아니다. 대학생은 시대의 양심이다. 올곧은 양심과 기준으로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내세우는 것이 시대의 양심인 대학생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아닐까 한다.
이 유 진 편집국장 (국어국문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