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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생회장 선거철을 맞아
작성자 편** 작성일 2007-11-28 조회수 1310

  인사경 광장의 선인장은 연일 계속되는 소음으로 녹초가 되고 있다. 총학생회장 선거만이 아니라 각 단과대학의 학생회장 선거까지 겹쳐 선거 운동원들의 고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란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23일자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전국의 대학들이 학생회장 모시기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한다. 탈 이념의 시대에 회장 하겠다는 학생이 나오지를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세태에 비추어보자면 우리 학교의 부산스러움은 즐거움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꺼풀 그 속내를 들춰보자면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닐 듯도 하다. 학생회장 입후보의 변이나 공약을 보면 한결같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무언가를 따내겠다(실리를 얻자)는 얘기 뿐이다. 누구는 ‘도시는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는 말을 패러디해서 ‘대학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고 했다. 그만큼 대학은 자유의 공간이라는 얘기다. 이 대학의 자치에는 교수의 자치와 함께 학생의 자치가 있다. 그런데 학생의 자치를 주장하자면 그에 따른 책임도 크다는 것을 자각하여야 한다. 내가 학생회를 맡는다면 자치를 할만큼의 책임감을 느끼고 그만큼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예비 사회인으로서 민주사회를 떠맡을 동량으로서의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학생회 활동을 사회의 민주화를 미리 실험하는 장으로서 여겨야 한다.


  학생들의 보수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예를 들면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대학생들이 40%를 넘어선다는 식이다. 그런데 실은 이러한 수치들은 다 언론이 부추긴 결과물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현 정권의 실정을 집중해서 끈질기게 보도하는 데야 누군들 진저리를 치지 않겠는가. 그런 쪽으로 몰고 가고서는 여론조사수치를 들이대면서 학생들의 보수화를 탓하는 시늉을 하면서 즐기고 있지는 않은지. 정녕 그렇다면 학생들한테는 이런 놀음에 놀아나서는 안 될 사명이 주어져 있는 셈이다. 보수는 지킬 게 있어야 성립하는 개념이다. 학생들이 돈이 있나, 권력이 있나, 그렇다고 명예가 있나. 한국의 경제가 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기성세대한테 맡겨도 된다. 아니 맡길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학창시절이다. 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미래를 진지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젊음의 특권이다. 그래서 기성세대를 넘어설 수 있고 넘어서야만 한다. 그 준비를 하기에만도 학창시절은 너무 짧다. 학생회가 할 일은 이렇게 자신의 앞길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뒷받침하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좀더 풍족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깨어있는 정신을 더 살찌우는 일이다. 소크라테스는 자기 자신을 아테네의 등에라고 불렀다. 왜, 시민들을 끊임없이 각성시키는 게 자신의 본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대학평의회에서 학생대표가 얼마나 활극을 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