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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문화 키워드>2000년대 대학문화 진단
작성자 편** 작성일 2007-11-15 조회수 3242

  2000년대의 대학문화를 진단하기에 앞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인들의 특성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지금시대 청년들을 P세대라고 칭한다.(제일기획(주)의 보고서인 〈P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특성〉에서 유래하였다) 여기서 P는 참여(participation)ㆍ열정(passion)ㆍ힘(potential power)ㆍ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대(paradigm-shifter) 등 P로 시작되는 4개의 영어 단어를 뜻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규정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행동특성만을 고려하고 있다.


  촛불시위와 월드컵 등으로 보이는 대학생들의 두드러진 특성은 ‘참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지나친 무관심에 대해 하소연하는 학생회의 간부들 역시 존재한다. 왜?


  이와 비슷하게 지난 몇 년 간의 대학생들의 정치의식 설문조사를 보면 특이할 만한 점들이 보이는데 이는 한 설문지에 모순된 답변이 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스로의 정치색은 진보, 지지정치인은 대표적 보수인 한나라당의 특정 정치인을 꼽기도 하는 모순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일관성 없는 정치의식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불안한 미래에 담보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다. 경제의 호황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은 정치, 그것이 거짓이라도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 아닐까?


  「88만원 세대」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지금의 대학생을 관념적 개념으로 규정하지 않고 사회에 진출한 압도적 다수가 88만원을 벌 수 밖에 없는 세대로 규정한다. 사실 현실은 그러하다. 때문에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현실정치의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는 보수를 꼽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이 나타나는 것이다.


  2000년대 대학문화를 얘기하는 키워드는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이전에도 밝혔듯이 대학문화의 특성은 대학을 매개로 한 집단적이고 공동체적인 생활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대학문화가 가져야 할 힘은 점차적으로 상실되어가고 있다.

 

  여기서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활로의 시도는 없었는가? 물론 있어왔다. 그리고 현재에도 끊임없이 도전되고 있다. 그럼에도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매년 ‘동아리의 어려움.’, ‘대학문화의 상실’이라는 화두가 떠오른다. 이에 대한 근원적인 평가가 제출되어야 한다.


  현황을 개선하는 정도이지는 않은지, 몇 가지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조하지만 대학문화의 활로는 집단적이고 공동체적인 대학 전반의 문화 복원에서 찾아야 한다. 함께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성취감. 미래를 개인이 알아서 개척해야 하는 것이 아닌 함께 논의하여 모여진 힘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식흐름. 이러한 것들이 표출될 때 대학문화는 새움을 틔울 수 있다. 이는 창조적인 실천과 작지만 함께함의 힘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체득될 수 있을 것이다.


글_이현경(한국대학생문화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