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자화상>개천에서 용 날 생각하지마!
작성자 이** 작성일 2007-10-18 조회수 3842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109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 중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 68.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들이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성적비관’이 아니었다. 의외로 ‘가정의 경제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 20.3%로 가장 많았다. 실직과 부도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IMF를 겪은 부모의 자녀들이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과 결부해 보면 이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이렇듯 대학입시는 부모의 경제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이에 한계를 느낀 청소년들이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택하는 것이다.


  최근 연평균 대학등록금 1천만원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부모의 경제력은 자녀의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돈’이 없어서 수도권 대학으로의 진학을 포기하거나 아예 대학 진학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60년대에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고 했었지만 고학생활로 꿋꿋하게 명문대를 졸업해 자수성가했다는 이명박 후보가 지난 9일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교육비 경감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300개의 특성화 고교를 신설한다는 공약의 공존이다. 대한민국 사교육 돌풍의 핵은 특수목적고다. 그런 특수목적고를 300개나 만들면서 사교육비를 경감하겠다니 입이 떡벌어질 일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엄마들은 이와 같은 특수목적고에 입학시키기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에 발벗고 나설 게 분명한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또 교육기회의 형평성을 보장하고자 금지되고 있는 ‘고교등급제 실시ㆍ대학본고사 부활’, 이른바 3불정책 중 두 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고교등급제는 대학서열화에 이어 고교서열화를, 대학본고사는 명문대 중심의 대학서열화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사실은 과거를 더듬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대학이 손쉽게 인재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정부에서 정책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자율권을 주고 교육을 시장의 원리에 내던지는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에서는 ‘교육의 공공성 보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철학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엄청난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는 가정에서만 자녀를 대학에 보낼 각오하라”는 무서운 말이 담겨져 있을 뿐이다. 이러한 공약이 실현될 경우, 앞으로 가난해도 대학에 진학하고 자수성가해 성공하는 이명박 후보와 같은 인물의 탄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유 진  편집국장 (국어국문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