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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카메라를 무기로 세상과 싸움을 벌인다
작성자 편** 작성일 2007-09-18 조회수 3175

  시쳇말 중에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 한마디 보태어 보자면 ‘카메라는 펜보다 강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희노애락의 감정들을 선사하며, 야릇한 쾌락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라는 매체는 문학작품이 담고 있는 그 다양한 감정과 매체적 특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진화형 문학’의 형태인 셈이다. 그렇다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전투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세상의 그릇된 면들을 뚝심있게 말할 수 있는 진중한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다. 홍형숙 감독의 1997년작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영화산업의 주변부에서 진중한 목소리를 내는 전투적 작가들의 일상을 추적한다.


  이 영화가 초점을 맞춘 공간은 1997년 이전의 한국 독립영화계다. <쉬리>가 한국영화의 혁명적 작품으로 도래하기 전, 헐리우드 직배영화가 스크린의 대다수를 점령하면서 2007년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점유율이 떨어지던 시기의 한국영화가 있었다.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그 어려운 시기의 한국영화에서 조차 중심부에 설 수 없는 ‘주변의 영화’들의 어려운 제작여건과 그들의 직설적인 목소리들이 시대의 그릇된 질서에 의해 어떻게 묻혀지고 수정되는지 추적한다.


  영화의 주를 차지하는 부분은 홍형숙 감독의 전작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리다>의 촬영현장과 97년 인디포럼에서 발생한 작은 상황을 보여준다. 82년 서울영상집단에서 만든 <판놀이 아리랑>의 상영을 놓고, 영화제 측과 구청직원과의 충돌을 다루고 있다. 당시 독립영화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이 영화는 <파업전야>, <오 꿈의 나라>, <상계동 올림픽> 등 97년 이전 한국 독립영화의 주요한 작품들의 이야기들과 박광수, 이용배, 홍기선 감독 같은 주요 인물들의 일상을 담아낸다. 이들 ‘변방의 영화인’들은 그야말로 전투하는 자세로 영화를 찍어내고, 앞서 언급한대로 상영조차도 전쟁과 같은 치열한 영화만들기에 몰입하면서도 이 영화가 추적한 그들의 일상은 인간적이고, 유쾌하다. 그들 역시 많은 영화인들처럼 영화의 꿈을 품고 카메라를 들기 시작한 사람들 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영화만들기를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은 감히 상상도 못할 휴머니즘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그들이 만든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아닌 그들 자체에게서 느끼는 휴머니즘이 될 것이다.


  앞서 이 영화는 97년 한국영화산업의 주변부에서 전투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필자는 앞서 언급한 이 실언(失言)에 대해 정정을 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이 영화가 진심으로 관객에게 되묻는 하나의 질문을 뒤늦게 떠올리고 부터 이다. 무엇이 중심이고, 무엇이 주변인가. 카메라라는 무기를 들고 세상의 그릇된 일에 대해 그것의 그릇됨을 가르치는 이들이야 말로 주변이 아닌 중심일 것이다.


글_여용준(철학·4)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