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화상>모진 여름을 안겨준 신자유주의 | |||||
|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07-09-04 | 조회수 | 37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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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게 더웠던 지난 여름,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사건들이 쉴새없이 터졌다. 이제부터 필자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세 가지 사건에 대한 얘기를 시작할까 한다. 첫번째는 홈에버ㆍ뉴코아 비정규직 700여명이 대량해고되면서 불붙은 이랜드 노조 사태다. 만성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위협하는 칼날이라는 사실을 안 우리 어머니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듯하다. 이는 이 땅에 살고 있는 900만 비정규직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투쟁이다. 두번째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감염 우려가 높은 특정위험물질인 척추뼈가 발견된 사실이다. 한미FTA 협상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받아들여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국민건강권 침해’를 이유로 국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러나 정부는 광우병 위험이 없는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만 수입하겠다고 호언장담했고 뼛조각에 이어 짝으로 들어온 척추뼈 앞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마지막은 피랍 43일만에 두 명의 희생자를 낳고 마무리된 아프간 피랍 사건이다. 탈레반은 아프간에 파병된 한국군 철수를 요구하며 선교활동 중이던 23명의 한국인을 납치했다. 이후 포로 석방, 인질 몸값 요구 등 석방조건을 달리하며 우리나라를 압박했다. 앞선 세 가지 사건은 각각 비정규직ㆍ한미FTAㆍ전쟁이라는 세 단어로 압축되며 이들의 공통분모는 바로 미국이 선봉에 서서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다. 이는 국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원리를 충실히 따르는 ‘무한경쟁체제’며 이 속에서 노동ㆍ교육ㆍ자본 등은 모두 ‘상품’이다. 비정규직 역시 ‘노동’이라는 상품 안에서 해고와 임금 결정 방식을 자본가의 입맛에 맞게 더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상품에 불과하다. 자본가에게 이 상품은 노동유연성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그 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또 한미FTA를 통해 10대 90으로 양극화된 사회는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10’에 속한 이들만을 위한 정치ㆍ경제 체제로 개편될 것이다. 민중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한미FTA는 신자유주의의 결정판인 셈이다. 한편,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유일하게 상품이 아닌 것은 ‘국방’밖에 없다. 전쟁국가 미국은 신자유주의의 구멍과 막강한 국가권력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당성없는 다국적 전쟁을 세계 곳곳에서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전쟁에 ‘한미동맹’이라는 굴레로 인해 대한의 건아들을 파병했다. 자국의 입맛에 맞도록 전세계의 구조를 ‘신자유주의’라는 틀에 끼워맞추려는 미국이다. 이러한 미국의 손에 놀아나 가장 모진 여름을 보낸 대한민국. 하지만 희망은 있다. 모진 여름을 견디고 가을을 준비하는 ‘90’의 민중들이 있기에. 이 유 진 편집국장 (국어국문학·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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