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문화 바로보기>현대판 노예의 난 | |||||
| 작성자 | 편** | 작성일 | 2006-06-09 | 조회수 | 30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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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하나. 일명 ‘현대판 노예 할아버지’ 사건. 주인(?)으로부터 온갖 억압과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사연이 TV를 통해 전해지면서 국민들을 충격과 분노에 들끓게 했다. 각종 게시판에는 주인이라는 작자와 해당지역 공무원, 이를 알면서도 방치한 주변 이웃들을 향한 비난의 글들이 쏟아졌으며, 여러 사회단체들에서는 실질적으로 이 할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한 지원과 조처들을 내놓았다. 그 결과, 할아버지는 병원치료를 받고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요양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후속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TV와 인터넷이라는 대중매체 속에 응축된 여론의 힘이 현실세계에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삶을 바꾸어 내기까지에 이른 명확한 예라 할 수 있겠다. 현대판 노예. 이 말에는 ‘할아버지’를 지칭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숨어있다. 우리는 과연 현대판 노예제도로부터 자유로운가? 누군가로부터 굶김과 매질을 당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우리 자신의 권리로 채워 살아가고 있는가! 라고 하는 질문에 의해서 말이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그럴싸한 구실 하에 해고도 고용도 자본가의 입맛에 맞게 요리할 수 있는 도마 위에 오른 우리의 자화상과 국내 영상문화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조차도 무너뜨리려는 헐리우드 거대 자본의 압력 앞에 무감각하게 놓여있는 우리의 자화상이 숨어있다. 남성중심적 가치관과 근절되지 않는 성폭력 아래 고통받는 이들이 여전하고 물질, 돈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세상 속에 길들여지는 우리의 모습이 또한 여전하다. 그리고 언제건 미국의 동북아 전쟁의 병참기지로 활용될 평택에서 우리나라 군인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는 민중들의 자화상도 26년전 광주에서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우리 자신이 현대판 노예 아닌가! 대중문화 연재글에서 왜 생뚱맞게 한국사회 모순이라는 모순은 다 끄집어 내느냐고 물어올 것이다. 그건, 우리를 노예일 수 밖에 없도록 묶어두는 족쇄가 바로 대중문화를 통해 가장 단단하게 채워지고 그 사슬 또한 대중매체를 통해 재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중문화의 힘을 빌어 그 ‘낡은’ 사회를 외형적으로 덧칠한다 하더라도 낡은 제도와 사상으로 오랫동안 민중들을 억압해온 낡은 사회는 민중들 자신의 힘에 의해 뒤집어지고야 만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덧칠하고 있는 이 대중문화의 벽부터 넘어서는 것이 우리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는 답에 닿게 된다. 자, 새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새로운 문화적 대안을 만들자. 거창한 말 같지만 답이 멀리에 있진 않다. 노예 할아버지를 ‘해방’시키기 위해 했던 우리 스스로의 노력을 떠올리자. 우리는 현실을 들추어냈고 인터넷 공간을 통해 모든 이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블로그 등을 이루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답은 바로 ‘공동체’이다. 나 한사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을 해방시키기 위한 점점 더 큰 공동체를 이루자. 그리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고 향유되는 ‘삶의 모습’이 손에 잡히는 우리의 ‘문화’가 될 것이다. 김태일 문학예술청년공동체 대학문화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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