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자화상>‘민주주의’ 구출작전
작성자 김** 작성일 2006-05-16 조회수 3647

  지난 4일, 농사짓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필요없다던 대추리 주민들의 바람이 무너지고 말았다. 매일 저녁 촛불로 의지를 다지고 정부와 시의 압박에도 땅을 지키겠다 다짐하던 주민들. 그런 그들에게 국민을 지킨다는 경찰과 군병력에 의한 강제 진압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눈에 띄는 것은 보상금도 필요없다는 주민들을 ‘보상금을 노린 사기꾼’으로 몰고 ‘미군철수를 꾀하는 친김정일 세력’에 의한 시위라고 평택 사건 자체를 왜곡하는 일부 언론과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국민들의 여론이다.


  집회 참여세력의 성향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적어도 국가의 공권력인 군인이 민간인에게 폭력을 가하고 무자비한 인권침해를 자행했음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평택 사건의 참여자를 비판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 같은 여론의 근본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결여가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에 수반되는 원칙이 ‘다원주의’이며 이를 실현하는데 기본은 ‘국민의 의사 반영’이다. 국민들은 당연히 국가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국가는 이를 적극 검토하여 정책에 반영해야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이러한 민주주의가 자리 잡기에는 그 정치적 환경과 교육이 많이 부족했다. 해방 이후에도 오랜 기간 군부독재에 의해 집권돼 왔고, 국민의 의사는 ‘무지’라는 이름으로 철저히 배제돼 왔다. 국민은 국가에 요구ㆍ제안하는 법을 잘 몰랐고, 국가도 이를 수용할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정부의 권력에 대응하는 단체들의 행동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고도 죄인이 되는 것이다.


  평택의 경우 주한미군확장이전지인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ㆍ인권단체가 확장이전 자체에 대한 재검토를 몇 년간 꾸준히 제기해왔지만 국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행을 강행했다.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대학생들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한 ‘5대 요구안’의 수용을 거부하고, 대학생들의 모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5월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매우 뜻 깊은 달이다. 군부대에 의한 무차별 학살과 인권유린이 이뤄졌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구현된 시민자치와 민주주의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2006년 5월도 뜻 깊은 달이다. 80년 이후 처음으로 ‘군에 의한 민간인 폭력’이 벌어졌고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더 높아졌다. 게다가 5·31 지방선거라는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한 표 행사의 기회까지 주어졌다. 80년 5월에 많은 학생ㆍ시민단체가 구해냈던 민주주의를 이젠 우리가 구해낼 차례다.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