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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학생회 선거, 숲을 볼 수 있는 여유
작성자 이** 작성일 2005-11-24 조회수 4799

  환상…현실…다툼…사랑?

  느닷없이 웬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사랑이야기냐고?

  필자가 학생회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드라마의 진부한 사랑이야기와 비슷하다. 이야기인 즉, 처음에는 ‘내손으로 대표자를 뽑는다’는 환상이 있었고, 취재를 통해 학내를 누비며 학생회 선거의 현실을 알았다. 그리고 ‘진실과 정의’가 사라져버린 선거를 지켜보며 회의감에 빠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의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이지 않는가? 고로 필자는 곧 바람직한 선거문화가 정착되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 필자는 학생회 선거를 사랑하나보다.

  그날이 오면 마치 뭔가에 홀린 듯 들떠 있으며, 후보자들의 정책자료집을 내 서랍속에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으니 말이다. 그 뿐이랴. 후보자들의 인사에 꼬박꼬박 답인사를 건내고 날씨가 추우면 혹여나 감기나 들지 않으랴 넓은 오지랖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의 ‘그’, 학생회 선거의 가벼움에 실망했다.

  학생회 선거의 정책자료집을 찬찬히 살펴보면 너도나도 학우들에게 나눠주겠단다.

  이번에는 방석도 나눠주고, 식권도 나눠주고, 생일파티도 해주고 건강검진도 할인해 준단다. 이렇듯 정책자료집은 학우들의 세세한 편의부분에 대한 약속만으로 가득하다.

  학우들은 ‘와~이게 웬 떡!’ 이라며 좋아라 하겠지만 가만히 따지고 보면 학우들에게 ‘밑지는 장사’다. 공약실현을 위해 드는 비용은 결국, 학우들의 주머니에서 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 후보자들은 학우들의 편의를 포함할 수 있는 좀 더 포괄적인 복지제도나 절차를 고민하기보다 세세한 편의를 확충시키는 방법이 더 손쉬운가 보다. 이러한 학우들의 세세한 편의 증진은 좀 더 큰 틀에서 고민하면 자연적으로 해결가능한 부가적인 것인 데도 말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진리가 담긴 말이지만 현실에 막상 적용하기엔 어려운 말일지라. 세세한 편의 증진 공약은 학우들의 첫 구미를 당길 수 있지만 끝 맛은 씁쓸하기 마련이다. 왜냐면 근본적인 해결이 없기 때문이다.

  학우들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그것이 후보자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학우들을 위한’ 공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학생회 선거, 숲을 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