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너무 많이 생긴 데이~ | |||||
| 작성자 | 유** | 작성일 | 2004-11-18 | 조회수 | 2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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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Y양은 한참을 고민하다 예쁘게 포장된 선물꾸러미를 구입했다. 그 안엔 각종 초콜렛과 사탕, 그리고 빼빼로가 가득이다. 남자친구에게 줄 생각에 Y양은 벌써 들떠있다.
이는 Y양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친구에게, 연인에게 줄 빼빼로를 고르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11일, 당일 날에도 꽃집, 대형마트, 펜시점에는 아직도 빼빼로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가게를 들어서니 빼빼로 모양의 인형에서부터 빼빼로로 만든 하트 모양까지 아이디어로 승부를 낸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 손에는 하나씩 그 상품들이 들려져 있었다. 그러나 어디 ‘빼빼로데이’ 뿐이던가? 삼겹살데이, 실버데이, 에이스데이, 거기다 커플들 중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팍팍 쓰는 머니데이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이 태생모를 데이들을 다 챙기려면 아마 등골이 빠져도 모자랄 판이다. 우리 대학교 잔디밭에서 만난 노경훈(사회과학부·1), 강혜원(물리학·1) 커플. 강혜원 양에겐 이미 빼빼로가 든 예쁜 선물 꾸러미가 들려져 있었다. 여자친구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하는 노경훈 학우. 그도 역시 현재 생겨나고 있는 이런 데이들이 상술이란 걸 안단다. 그러나 알면서도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선물을 통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만약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자신도 이런 ‘데이’를 챙기지는 않았다고 이야기 했다. 한쪽에서 디카를 들고 열심히 사진 찍고 있던 김남희, 안준희, 한진희, 이정은(식품영양학·4) 학우. “데이들이 너무 많이 생긴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들. 특히 김남희 학우는 솔직히 오늘같은 빼빼로데이는 부담을 느낄 때도 많단다. 주고 싶지 않아도 받았을 경우,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솔직히 상술인 건 알지만 남들 다 하니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도 있어요”라고 그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렇듯, 학우들도 ‘데이’에 대해 상업적 목적이 강하다는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으면서도 남들이 다하는 거라서, 또 내가 무엇을 받으면 챙겨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데이’를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해 김상온(경제학) 교수는 자신의 대학시절 때만해도 명절, 생일 등을 챙기는 게 고작이었단다. 발렌타인데이도 없었다고. 그런데 현재 무분별하게 ‘데이’가 많이 생겨난 사실을 듣고 놀라워하며 그 원인을 상업적 전략으로 꼽았다. 그는 물론 화이트데이, 발렌타이데이 등 일반적으로 정착된 ‘데이’ 등을 통해 연인, 친구사이의 사랑, 우정을 확인하는 것은 좋지만 상업적인 목적으로 인해 의미가 상실된 ‘데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실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할로윈데이 역시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흘러들어온 ‘데이’이기 때문에 이를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우리만의 의미 있는 날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대학교 개교기념일,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날 등을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만의 특별한 날로 자축할 수 있는 그런 날로 만드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상업적 ‘데이’들 사이에서 문제의식을 느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는 데이가 있다. 바로 ‘천사데이’. 경기도 동두천시 봉사단체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가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기 위한 취지에서 10월 4일을 ‘천사데이’로 공표했으며 2002년 3월 1일 창립한 이래 꾸준히 활동하고 있었다. 2003년부터 가져간 ‘천사마라톤’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고, 여기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의 참가비는 백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액 지원된다. 또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 회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만원씩 적립, 소년·소녀가장, 무의탁 노인, 또 인터넷 제보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현재 2300명 정도의 회원들이 있고 전국 231개 시, 군, 구에 1개씩의 ‘천사운동본부’ 설립을 위한 희망 만들기를 계획 중이다. 현재, 수원, 용인, 양주, 대전 등 지역본부가 들어섰고 대구, 전주, 광주, 여수 등에서도 ‘천사운동본부’가 추진 중이다.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 김지욱(대외협력팀) 씨는 상업적 목적이 더 커져버린 의미 없는 ‘데이’들 속에서 정말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천사가 되어보자’는 생각에 이렇게 ‘천사데이’를 기획하게 됐다고. 그는 하루만이라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사데이’ 뿐만 아니라 모든 악땜을 덜어내는 양초데이, 한해 계획을 세우는 다이어리데이, 가족들의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누릉지데이, 그리고 서먹서먹했던 친구, 연인, 가족간에 풀자는 의미에서 화해데이까지… 우리가 신경 쓰고 챙겨보지 않았던 이런 의미 있는 데이들이 많았다. 이젠 더 이상, 초콜릿, 사탕을 주고받으며 이 썩는 일은 하지말자. 대신 하루만이라도 수호천사가 돼 어려운 이웃, 소홀했던 가족, 서먹했던 친구들에게 사랑을 베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방의 얼었던 마음을 열어 그들의 미소 한번 짓게 만드는 것이 더 값진 일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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