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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다 학우가 우선돼야
작성자 박** 작성일 2004-03-02 조회수 1347

 차보다 학우가 우선돼야


  울산대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다. 언제부턴가 딸이 ‘바보사거리’에서의 교통혼잡에 불편을 호소해 오곤 했다. 항시 따르는 새로운 환경에의 기대감이 막상 현실로 이어져 생긴 실망이나 거부감이 아니겠냐 싶어 가볍게 웃어 넘기곤 했다.

  한번은 학교가 집 앞이라 짬을 내어서 직접 가 본 적이 있다. 학교 앞 거리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거와는 상당히 달랐다. 거리는 비교적 넓었지만 좌우로 주차된 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들이 들어섰는데 삽시간에 거리는 차들로 만원을 이루었고 학생들이 다닐 길의 여유조차 없어졌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음 벌어진 상황이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길을 막아버린 차들 때문에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차를 피해 좁은 구석으로 몸을 굽히며 지나가는 학생까지도 있었다.

  주객전도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놀라며 학생들이 차들 때문에 구석으로 밀려버린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비로소야 딸아이의 불만 어린 호소를 이해할 수 있었다. 주(主)는 주인이고 객(客)은 손님이다. 주인인 학생들이 학교 앞 거리를 불편 없이 다니고 차지해야지 손님인 상점의 차들이나 일반 다른 차들이 거리를 차지할 순 없다고 본다.

윤숙희 남구 무거동


차에 빼앗긴 대학로 되찾기


  바보사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자는 것은 단지 차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만을 핑계로 하는 주장은 아니다. 사람이 존재하고 차가 그 후에 만들어 졌듯이, 차 보다는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고 그렇기에 운전자의 권리 이전에 보행자의 권리에 무게를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기계보다 사람을 더 중히 여기는 문화의 첫걸음이라고 나는 믿는다.

  서울의 유명한 곳인 대학로는 말 그대로 대학주변에 위치한 한 로(路)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곳에는 우리의 바보사거리에서는 볼 수 없는 활기참이 있다. 갖가지 연극을 홍보하는 사람들과 연기자들, 대학의 패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그것을 즐기는 학생들, 다양함이 한데 어우러져 방종이 아닌 자유를 즐기는 활기참이 존재하는 곳이 그 곳의 대학로이다.

  왜 우리는 우리의 대학로, 바보사거리에서 그 같은 활기참과 자유로움을 즐길 수 없는가. 왜 우리는 좁디 좁은 대학로를 자유와 즐거움이 아닌 차에게 빼앗겨야만 하는가.

  차 없는 거리는 단지 차가 없는 것에 만족하는 거리가 아니다. 우리는 차에게 빼앗겼던 공간을 되찾음으로써 그 곳에 우리의 숨결을 불어넣을 것이다. 다양함이 존재하는 공간에 유년의 한 때를 남김으로써 진정한 대학로를 완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