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울산대미디어
본문바로가기
ender

뉴스미디어

뉴스미디어

<사설>공권력 과잉을 우려한다
작성자 울**** 작성일 2003-12-08 조회수 2731

  최근 우리 나라가 시끄럽다. 민주화의 수업료치고는 너무 비싼 비용을 들이고 있다. 부안의 방폐장문제, 노사의 극한적 대립, 농민들의 FTA 비준 반대, 재개발 반대, 노점상 단속반대 등 최근 한 달 동안 벌어진 극단적 집단행동만도 적지 않게 열거할 수 있다. 신정부들어 시위가 과격해지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노무현정부는 권위주의적 요소들을 불식시키고 국민의 민주의식을 자극함으로써 탄생한 정부라는 차별성이 있다. 이 점 때문에 국민의 민주화 요구와 권리주장이 과거에 비해 강력하게 분출되는 경향을 띠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당한 요구라 할지라도 이를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요구하기보다 다중의 위력을 바탕으로 불법 폭력적으로 분출하는데 있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법에 따라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중점이 있는 것이라면 최근 우리나라의 일부 시위풍토는 분명 그 정도를 지나쳐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국민의 이와 같이 분출되는 요구를 적절히 순화시켜 합리적 제도적으로 수용하는 정부의 능력이 실종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정부 초기에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이라는 노력이 어느 정도 지켜지는 듯 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이런 노력이 사라지고 물리적 대응이라는 전가의 보도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몇 년만에 서울 도심에 화염병 시위가 다시 등장하고 전투경찰은 위압적 진압으로 대응하였다. 이 와중에 양측에서 수십명씩의 중상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몇 년전 이른바 ‘립스틱라인’이라고 하여 여자경찰관을 시위보호 및 통제요원으로 동원하여 시민의 호응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과거 군사정권에서 있었던 과격한 전투경찰대가 시위진압에 다시 투입되고 있다. 이런 시위진압방식은 몇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 과격한 진압은 과격한 시위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모르지만 상호 악순환이 거듭될 때 이를 먼저 끊어야 하는 것은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정부측이어야 한다. 둘째, 과격한 진압은 정당성을 훼손한다. 국민들은 과거 정통성 없는 정부가 국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했음을 기억하고 있다. 과격한 공권력 행사는 국민들로 하여금 과거 독재정권의 악몽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민주적 정통성을 가지고 출범한 현 정부의 정당성을 의심하게 할 우려가 있다. 셋째, 최근의 몇몇 경우에 정부의 대응은 법위반의 우려가 있다. 질서유지를 위한 공권력행사는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함이 헌법의 대원칙인 바 최근 몇몇 시위에 대한 대응은 그 정도를 지나쳐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넷째, 물리적 대응이 사태의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의 본질적 해결에 노력해야 하고, 불법과격시위는 주동자가 행사자를 철저히 파악하여 의법처리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불편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불법과격시위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시민은 교통을 막고 재산을 손상시키는 과격한 시위에 대하여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권력의 과격한 진압도 마찬가지로 공감하지 않는다. 정부는 성실하고 끈질긴 대화와 타협의 수준높은 정치력과 민주적 정당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