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사거리, 과연 대학로 인가
문수인 1: 우리 대학로 어때
문수인 2: 우리 학교앞에 대학로가 어딨어
문수인 1: 바보사거리…있잖아^^;
우리 대학교 학우들의 만남과 소비 공간인 바보사거리(LG 25시부터 DDR 오락실까지를 지칭, 보통 우리 대학로 전체를 의미하기도 함). 이 곳에는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듯 쇼윈도에 이쁘게 걸려있는 옷들, 손님의 코 끝을 자극하며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음식점, 다양한 악세사리점과 개성강한 신발가게, 그리고 그것을 재밌게 구경하는 학우들이 있다.
그러나 어딘가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다. 빼곡이 주차된 차량, 어지럽게 달려있는 상점 간판들, 전봇대 사이사이 얽혀있는 전깃줄이 금방 눈에 띈다. 가뜩이나 복잡하고 좁은 거리에 진입하는 차를 피해 학우들은 가게 입구쪽으로 들어가거나 개의치않고 제 갈길을 간다. 비켜달라고 경적을 울려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피해주고 싶은 마음보다 짜증이 앞선다. 인도가 ‘차량의 침입’을 받고있는 이곳에서는 매일 ‘위험한 공생’이 이뤄진다.
이에 대해 오혜진 (사회과학부·1)학우는 “솔직히 차가와도 비켜주기 귀찮아 하다가 사고 날 뻔한 적이 있다”며 “좁은 거리에 차가 지나가는 것이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가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듯 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거리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술집, 노래방, 음식점들… 눈 씻고 찾아봐도 문화요소는 커녕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서점조차 없다. 몇 년전만 해도 서점과 음악사가 있었는데 이젠 자취를 감췄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현재 유일하게 10년째 음악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주 씨는 “요즘 학우들이 MP3로 노래를 다운 받아 듣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며 “서점 등 문화공간이 존재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학우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생활을 누릴 곳이 없다는 점에 불만을 느끼는 학우들도 많다”며 “대학로로써 제 역할을 빨리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차에게 빼앗긴 권리 찾기
이렇듯 바보사거리 환경은 대학로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다른 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여론이 강하다. 더불어 대학로는 대부분 학우들의 활동으로 인해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소수 차량들의 진입으로 보행권의 큰 침해를 받고 있다. 이러한 우리 대학교의 대학로와는 달리 지금 한창 차 없는 거리 만들기 및 거리문화 활동을 진행중인 부산 쪽으로 눈을 돌려 그 모색 점을 찾아보자.
매달 셋째주 일요일이 되면 부산대 앞은 젊음의 열기로 가득해진다. 문화거리 조성을 꿈꾸는 단체 ‘재미난 사람들’의 공연인 ‘재미난 복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벌써 4회까지 진행된 이 공연은 프리마켓, 부산돌맹, 몽환경 등 문화단체와 인디밴드, 작가를 중심으로 공연,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지난 달 6일, 부산대발전협의회는 ‘재미난 사람들’이 추진하고 있는 ‘주말과 공휴일마다 문화의 거리 만들기’에 합의했다. 이로써 부산대거리는 주말마다 차대신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들로만 꽉 찰 전망이다.
부산대거리 변화의 시발점은 부산대 내 동아리들이 학교측에 공연할 장소를 마련해 달라고 항의성 공연을 펼치면서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연이 단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 동아리들은 부산문화잡지 ‘고릴라’와 연계해 공연시설, 장소 해결 취지에서 대학로에 ‘재미난 복수’라는 장기적 공연을 진행한다.
이 행사를 주최한 ‘재미난 사람들’의 김건우 (부산대 학생회 문화국장)학우는 “처음에 무관심했던 학우들이 이젠 공연일을 먼저 물어보기도 하며 반발이 심했던 상인들도 현재는 함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화적 행사가 활성화되면 인도로써 역할이 커지고 보행권도 자연히 보장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대학 내 변화 이외에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있다. 그 중 하나인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99년 11월 11일, 사람의 두다리를 형상화하는 이날을 ‘보행자 날’로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차 없는 거리 만들기의 주목적을 보행권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생명중심환경을 강조하는 이 연대는 부산의 거리가 차량 중심으로 치우친 데 대해 문제의식을 느껴 2001년부터 5개년 계획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보도블럭 형성, 이면도로 정비 등의 성과가 있었으며, 한 지역에서 10시간동안 차의 진입을 막아 공연을 열기도 했다.
또, 매달 셋째주 목요일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부산지회에서 주최하는 ‘월례거리문화행동’이 있는 날이다. 차 없는 거리를 통해 일상적 시민 문화를 이루고자 서면에서 3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는 관객들에게 거리문화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 행사에서 이라크전쟁 중지와 전쟁난민 구호기금 마련을 위한 주제로 공연을 열었을 때 “반전 집회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풍물, 마당극 등 전통 공연을 중심으로 진행하다가 요즘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는 공연 거리를 고민 중이다.
이렇듯 부산은 시민들의 보행권 확보와 문화공간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
반면 이러한 움직임이 없는 울산에 대해 우리 대학교 최해광 (대학문화의 이해)교수는 “바보 사거리 내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된다면 문화 불모지인 울산에 생활속 예술문화가 생성될 수 있는 시발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꼭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바보사거리가 대학로로써 학우들에게 휴식처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으로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없는 거리 꼭 만들어 주세요!
울산대신문사는 2일 우리 대학교 학우 360명(전체 학우 중 3%)을 대상으로 ‘바보사거리 차 없는 거리 만들기’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대학로서의 바보사거리에 대해 53.6%의 학우가 ‘대학문화 공간으로써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상업적 상점들로 인해 대학로라기보다 유흥거리 같다’는 의견이 38.3%였으며 ‘이 정도면 괜찮다’는 응답은 겨우 7.3%였다.
또, ‘귀하는 차량으로 인해 보행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학우가 87.2%를 차지해 바보사거리 내 차량통행으로 인해 대부분의 학우들이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표소화 (생활과학부·1)학우는 “바보사거리가 차도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며 “좁은 거리에 차들까지 들어서니 비켜주는데도 여간 힘든게 아니다”라며 불만을 호소했다.
다음으로 학우들에게 바보사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그 결과 89.7% 학우가 찬성이라고 답해 대부분의 학우들이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34.7%의 학우가 ‘보행권을 찾기 위해’라는 이유를 들었으며 두번째로 ‘거리 공연 등 다양한 대학문화 요소 정착’이 32%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바보사거리가 차량통행으로 인해 대학로로써 제역할을 하지 못한점과 학우들도 대학문화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잘 반영해준다.
반면 차 없는 거리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한 3% 학우 대부분이 그 이유에 대해 ‘운전자 권리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다. 기타 의견으로 ‘주차공간이 없다’, ‘실현 가능성이 적은 것 같다’ 등이 있었다.
바보사거리 차 없는 거리만들기에 대해 학우뿐 아니라 상인들도 동의의사를 내보였다.
가뫼골에서 일하는 최미경씨는 “나도 차를 몰고 들어오지만 학우들에게 미안할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위험하다”며 “주차장 확보와 물품차량 개방시간이 정해지면 당연히 차 없는 거리 만들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같은 곳에서 일하는 조희씨도 “음식점이 많은 거리라 차가 다니지 않으면 먼지가 줄어 보다 위생적으로 학우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실히 정돈 된 거리를 만들어 학우를 위한 대학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될 경우, 바보사거리가 대학로로써 한층 거듭나기 위해 어떤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공연, 전시 등 거리문화’가 35.8%, ‘라이브 카페, 영화관 등 전문적 상업성을 띤 문화공간 형성’이 30.2%, ‘서점, 음악사 등 문화상품 구입공간 확대’가 20.3%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공간이 많이 결여돼 있는 바보사거리 실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차 없는 거리 만들기 형성에 있어 가장 고려돼야 할 부분에는 ‘지속적인 정부·학교 지원’이 42.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학우들의 보행에 대한 권리 의식 확립’이 32.7%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차공간 마련’이라고 답한 학우도 19.4%를 차지하고 있어 바보사거리 내 주차 차량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이 바보사거리 차 없는 거리 만들기에 대해 ‘편안하고 깨끗한 광장 같은 분위기 조성’, ‘공연, 발표회, 전시회 등 대학가 문화 형성’, ‘주차공간 확보’ 등의 의견과 실현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많았던 의견은 ‘꼭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주세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긴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