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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문예공모전]시 부문 가작- 슬픔이 서린 눈빛에서
작성자 울산대신문 작성일 2023-12-04 조회수 93

슬픔이 서린 눈빛에서

             

                          김연정(영어영문학·4)

                                                      

강인한 그대,

어떻게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그 먼 길 돌아왔을 텐데

의젓한 그대,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당신이 버텨온 삶이란 무게가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읽히는데

 

완벽하지 못했던 우리가

완전하길 바랐던 우리가

세상 위 홀로 서 있는 채

너무 많을 일들이 그대를 빗겨 나갔을 테고

그래서 그대 또한

변할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빗긴 상처 제법 쓰릴 만도 한데

시선이 짓누르는 무게에

그 감각조차 무뎌져

충분히 아파하지도 슬퍼하지도 못하는

어설픈 그대가 참으로 안쓰럽구나

 

그러니

적어도 내 앞에서는

주저하고도

하염없이 무너져주었음 한다

그대의 쓰라린 실패를,

고단했던 그 여정을

함께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는,

그 모든 걸 묵묵히 버텨온 그대를 알기에

 

 

내색하지 않아도

내가 다 알아 보겠다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것보다

그저 한 번 더 그대를

으스러지도록 안겠다

그대의 아픔까지도

온전히 감싸 안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