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과를 살려주세요 | |||||
| 작성자 | 서** | 작성일 | 2013-11-03 | 조회수 | 23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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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주대학교에서 회화과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이 ‘폐과’에 집중되고 있다. 청주 대학교는 21일 학과장 회의를 통해 회화과 폐지를 결정하고 오후 2시경 폐과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학교 측에서 요구하는 입시율과 취업률 50%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잃었다. 결국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거리에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폐과 결정은 나있는 상태다. 이런 일은 비단 청주대학교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난 달 초에는 배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와 독일어문화학과, 프랑스어문화학과가 사실상 폐과 되었다. 그리고 취업률이 높은 항공운항과와 사이버보안학과 등이 신설된다. 목원대에서는 프랑스문화학과, 독일어문화학과가 통폐합되고, 한남대는 독일어문화학과, 철학과를 폐지 추진 중에 있다. 한남대까지 독일어과를 폐지하면 이제 지방대학의 독일어과는 한 손에 꼽힐 정도만이 남는다. 이렇게 기초학문과 순수학문, 순수예술 영역의 학과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는 이유는 모두 ‘취업률이 낮기 때문’이다. 취업률과는 거리가 먼 학문들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언제부터 우리는 기초 순수 학문과 예술을 ‘취업 안 되는 학과’로 평가하게 된 것일까. 우리 정부의 대학 평가 기준 항목은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입시율)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학사관리 ▲장학금 지급 ▲등록금 부담 완화 ▲법인 지표의 8가지다. 언뜻 보면 매우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평가 기준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체 평가 항목들 중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에만 50%의 가중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률이 떨어지면 학교 평가 전체가 떨어 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들을 평가 했을 때 하위 15%안에 들면 정부의 재정지원이 줄어든다. 학교 내에서는 취업률, 충원율, 신입생 등록률, 중도 탈락률의 4가지 지표를 잣대로 학사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인기가 없고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퇴출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몇 년 전 정부에서는 부실대학교를 선정하고 재정지원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다. 그 부실대학 리스트 중 ‘추계예술대학교(이하 추계예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추계예대는 유능한 예술인들을 배출하며 예술영역에서 인정받는 학교지만 예술대학교의 특성상 졸업 후 취업률이 높을 수가 없다. 하지만 추계예대는 단지 정부의 학교 평가 기준인 취업률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부실대학 리스트에 올랐었다. 이렇게 취업률과 관련 없는 학과들은 쉽게 부실대학 리스트에 오르게 되고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입지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 대학교에서도 학과가 폐지된 사례가 있었다. 2007년에 음악대학 작곡과가 폐지되고 2010년에는 우리 대학 유일한 야간대학교인 산경대가 폐지됐다. 작곡과는 특성상 취업이라는 것이 뚜렷하게 정해져있지 않다. 하지만 당시 작곡과는 정원 미달과 졸업생의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학우들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돼 학우들의 큰 반발이 있었다. 산경대의 경우 우리 대학 단과대학중 유일한 야간대학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학도 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지역사회 평생교육에 기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총장의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아래 일방적으로 폐지됐다. 후에 논란이 되어 간담회가 열리긴 했지만 학우들과의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아닌 학교 측의 입장을 전달하는 일방적인 자리였다. 이런 현상에 대해 “남주연(국어국문학?2) 학우는 “대학이 정한 평가 기준 자체가 모든 학과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취업률을 문제 삼아 학과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꿈을 가진 학생들의 배움의 장소였던 대학이 본분을 잃어 기초학문을 버리고 취업과 인기를 택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배움의 기회를 잃었다. 대부분의 학사 구조조정이 대학의 본질적 가치인 학문에 중점을 두지 않고 시장성과 선호도를 잣대로 삼아 대학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 순수 학문은 말 그대로 모든 학문의 근간이 되는 본질적인 요소다. 이를 취업률로 평가 해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는 대학 평가 기준을 학교의 특성과, 해당 학과와 분야의 성질에 맞게 수정하여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학교 자체에서도 퇴출을 획일적인 기준에서 단행해서는 안 되며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해당 학과 학생들과의 충분한 사전적 협의와 논의가 있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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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면 큰글 폐과.jpg
